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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빙하와 협곡, 대삼림, 그리고 늪과 호수등 자연경관을 그대로 보존하여 후세에 남겨 주려고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야생으로의 회귀

포장마차 대열이 몇겹이고 이어진 아팔라치아 산맥의 캠버랜드 산협을 넘어 서부로 향했던것은 그렇게 먼 옛날의 일은 아니다.

 

1760년, 유명한 엽사이며 개척자인 '다니엘 분'이 아팔라치아 산맥을 넘었을 무렵, 켄터키는 엽사의 천국이었다. 야생의 칠면조나 거위떼와 숲속의 짐승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강에는 물고기가 넘치고 비이버가 댐을 쌓는 한가로운 자연이 있었다.
 

그로부터 1백년. 개척자들은 더 서쪽으로 향해 나갔다. 오레곤 가도가 대초원을 가로 지르는 일대는 인디언의 수렵장으로 몇백만마리나 되는 들소무리가 뇌성같은 땅울림을 울리며 질주하고 있었다. 그곳은 지금 미국의 곡창지대로 변신하여 밀과 옥수수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대초원의 저쪽에는 은색으로 빛나는 대산맥이 우뚝하게 버티고 있었다. 수목한계 위쪽에는 암석(rock)이 노출되어있어 개척자들이 이름을 록키산맥이라고 붙였다.
 

록키의 맞은 쪽은 일면 갈색의 세계로 무섭게 높이 솟은 산과 협곡, 사막과 황무지가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여로의 끝은 시에라 네바다와 그 북쪽에 이어진 캐스케이드 산맥. 이 분수령을 넘으면 저쪽에 녹색의 캘리포니아가 펼쳐져 있었다.
 

약 9백40만㎢나 되는 넓이의 미국은 기후도 천변만화다. 플로리다의 열대 사반나에서 알래스카의 툰트라, 록키의 고산대까지 실로 다채로와 그 지형과 기후에 따라 서식하는 야생생물도 호화현란하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에 이 시에라 네바다의 북부에서 사금이 발견되어 일확천금의 꿈에 들린 사람들이 캘리포니아로 몰려 들었다. 대서부시대의 막을 연 골드러시였다. 그로부터 불과 1백년 남짓밖에 되지않았으나 미묘한 밸런스를 유지하던 자연, 특히 야생생물계의 파괴는 급피치로 진행되었다.
 

록키의 준열한 암석지대에 서식하는 큰뿔사슴(빅 호온)은 1800년 경에는 약2백만두를 헤아렸으나 1백60년 뒤에는 8천두 까지 격감되었다. 식용으로 마구잡이가 되었고, 유럽에서 옮겨온 면양의 유행병에 면역이 되지 않았고 서식장소가 한정되어 다른 곳으로 도망갈 수 없었던 점 등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식물계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해서 많은 자연이 사라져간 뒤 미국의 국립공원에서는 자연의 경이의 전당을 후세에 남기려 애쓰고 있다. 야생 생물의 은신처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로 일부에서는 동물왕국의 재건에 성공하고 있다.
 

지금 미국에는 48개소의 국립공원이 있고 거기다 국가지정공원이나 국립역사공원, 국가지정기념물을 합하면 2백94개소가 보호대상지가 되어있다.

 

노란색 돌의 나라
 

1860년대, 서부탐험에 나섰던 엽사 '존 콜터'는 현재의 와이오밍 땅에서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그것은 뜨거운 물이 가득찬 온천, 화산 작용의 나머지 기운으로 가스 와 증기가 땅으로 뿜어져 나오는 분기공(噴氣孔), 일정한 간격으로 뜨거운 물을 뿜어 올리는 간헐천(間歇泉), 파란 불꽃이나 녹아있는 유황 등 이 세상것이라 생각되지 않는 신비경이었다. 그러나 그의 목격담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탐사대가 조직되어 이 '노란색 돌의 나라' 옐로스톤의 실체가 알려진 것은 1870년이 되어서였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공원을 만들자는 운동이 일어났으며 그 결실을 보게되어 미국 최고최대의 옐로스톤국립공원이 생겼다. 1872년의 일이었다.
 

지금 옐로스톤의 지하 깊이에는 녹아있는 뜨거운 암석덩어리, 마그마 고임(溜)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은 하와이와 마찬가지로 핫 스파트(hot spot)라는, 바로 그 마그마의 분출구인 것이다. 약 70만년의 간격으로 3회의 대폭발이 있었다 한다. 그리고 현재 부근 일대의 지하활동이 활발하여지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서부의 서쪽 변두리를 이루고 있는 캐스케이드 산맥 남부에는 한없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이곳은 6540년전의 어느날 현재의 정적과는 전혀 반대의 파멸적인 분화의 결과로 생겨난 칼데라(Caldera·화산 중심부의 분화구) 호수다.
 

수심 6백m, 사파이아와 같이 투명한 짙은 감색의 호수는 캐스케이드 산맥 화산의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저 세인트헤렌즈도 이 크레이터 레이크(분화구호수)와 같은 화산이다.
 

서부의 화산활동으로 인한 국립공원을  나타내는 그림

 

세쿼이어 숲 저쪽
 

가끔 미국의 거목(巨木)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세쿼이어라는 큰 나무의 줄기에는 터널이 뚫려 마차나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굵다. '셔먼 장군'이란 이름이 붙은 세쿼이어는 높이 70m, 줄기의 직경 9m, 추정중량 2백t이다. 그런데도 아직 성장중이다. 수령은 2천2백~2천6백년이라 보고 있으나 높이나 굵기는 수령과 관계가 없다. 가늘고 키가 낮아도 젊은 나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거목은 낙뢰에 맞기 쉬울것 같으나 줄기를 덮은 두께 수십cm나 되는 나무껍질은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부도체(不導体)로 별 영향이 없다. 1905년에 낙뢰로 3분의1이 찢겨 떨어져 나간 예가 있으나 이 나무는 쉽게 쇠하지 않고 의연 성장 중이다. 강인한 생명력이 세쿼이어의 특성이다.
 

그러나 이 거목도 인간에게는 견디지 못한다. 1852년의 일로 우연히 한사람의 엽사가 거대한 세쿼이어의 숲을 발견했다. 이 소식을 들은 흥행사가 찾아와 이 거목의 밑에서 35m까지의 껍질을 벗겨 동부의 마을에서 신기한 구경거리로 돈을 받고 보여주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것은 수목에 대한 잔학한 모독행위'라고 규탄하고 나섰고 세쿼이어를 보호해야한다는 여론이 일어났다. 그런데도 이 운동이 결실되기까지 세쿼이어는 보이는대로 마구 베어넘겨졌다. 이 나무 하나로 방 45개분의 건물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때가 늦기는 했으나 1864년에 링컨대통령이 세쿼이어 숲을 포함한 요세미테 일대를 캘리포니아에 양여하면서 "이 재산은 공공의 사용, 휴양, 리크리에이션 등에 쓰여야 할 것이며 절대로 이양되어서는 않된다"고 선언했다.
 

이것은 미국 국립공원의 기본적인 이념이 확립된 기념할만한 선언이다.
 

미국의 서부연안은 태평양에서 따뜻하고 습한 기류가 흘러들기 때문에 수목이 성장하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세쿼이어 숲이 있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북쪽에서는 개발이 진전되어 남아있는 자연림은 국립공원 이외에는 적어졌다.
 

이 귀중한 숲의 하나가 시애틀 교외로 펼쳐져 있는 올림픽국립공원이다. 원시의 모습이 감춰져 있는 비의 숲(rainforest)이 조용히 성장하고 있다. 두터운 이끼가 덮여 있는 모양은 원시상태를 짐작케 한다. 임상(林床)의 양치식물, 나무줄기의 버섯, 그밖의 여러가지 식물 생활 형태를 볼수 있고 진화의 길을 경쟁하여 가고 있는 것 같다.
 

숲의 서쪽은 태평양의 거친 파도가 몰아 붙이고 있다. 기암이 연이은 파도가 사나운 바닷가에는 오이스터 캣쳐(붉은 부리 갈매기)가 떼지어 서식하고 있다. 철새인 이새들은 풍부한 굴과 게를 먹이로 하면서 어느 사이엔가 이곳을 떠나지 않고 정주하기 시작했다.

 

빙하시대의 유물
 

약 1만년전에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빙하시대가 끝나고 기후가 따뜻해져갔다. 록키산맥의 지대를 덮고 있던 빙하도 이 무렵부터 눈에 띄게 녹기 시작, 많은 부분이 사라져 갔다.
 

계곡빙하가 에워싸고 있던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도 같은 과정을 거쳤으나 요세미테의 화강암을 깊게 도려내 깊은 U자 계곡이 완성된 것은 그보다 수천년이 더 지난 소빙하기의 일이었다.
 

워싱턴주의 노드 캐스케이드, 몬태나주의 글레이셔, 와이오밍주의 그랜드 테턴, 그리고 콜로라도 주의 록키 산 등의 국립공원은 모두 이런 빙하시대의 유산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계곡빙하가 녹은 자리에는 특유한 U자 계곡, 빙식호(氷蝕湖), 빙퇴석(氷堆石·moraine)의 언덕이나 완만한 양배암(羊背岩)을 볼 수가 있다. 짧은 여름에는 그곳이 가련한 고산식물의 화원이 되며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된다.
 

회색곰, 큰뿔사슴 등의 산악 동물이나 초원늑대(코이요트), 퓨마 등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빙하가 허물어뜨린 자갈더미 틈에서는 작은 토끼나 마르모트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미국의 국립공원은 대서부를 이루고 있는 록키, 캐스케이드,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각으로 변모하는 웅대한 경관과 바위를 깎는 맑고 찬 유수, 신선한 대기가 사람들을 매료시킬 것이다. 그리고 스키나 알피니스트의 기분도 맛볼 수 있다. 또 그랜드 테턴이나 데날리 국립공원 등은 유럽 알프스의 명산을 방불케 하는 것이 있다.
 

콜로라도 강 유역에는 국립공원 만도 대소 8개소, 거기에 공룡이나 사막의 화석으로 알려진 기념물 국가지정지구도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그랜드 캐년일것이다. 또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을 들면 유타주의 캐피틀 리프다.
 

이곳은 1억 5천만년전의 해저에 쌓인 모래나 진흙탕, 석회 등이 바위가 되어 있다. 약간 기울어 돌출된 지층의 모습이 마치 해면 아래에 잠긴 암초를 닮아있어 이 공원의 이름이 되었다. 옛날 비가 많았던 시대에 흐르는 물이 깎아내고 풍화작용이 그것을 다듬질한 것으로 황량한 바위뿐인 극도로 건조한 땅에 눈길이 쏠리게 하는 풍부한 색채의 세계가 전개되리라고는 믿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바다의 국립공원을 보자. 멀리 떨어진 하와이나 버진 제도를 제외하면 로스앤젤레스 앞 바다의 채널 아일랜드 국립공원이 흥미 깊다.
 

이 해역은 먹이가 풍부하여 매년 12월경에는 회유중이던 고래가 여기서 휴식을 한다. 7개의 섬에는 1천개소나 되는 패총이 있고 맘모스의 뼈로 둘러싼 로(爐)의 흔적도 발견되었다. 고고학자의 연구로는 1만년 전에 인디언의 조상이 이곳에서 바베큐를 했다는 것이다.

서부개척이 시작되고 불과 2백년. 지금 원래의 자연은 2백 94개소의 보호구에 갇혀 있을 뿐이다. 그것은 이 대륙의 원주민 인디언의 운명과도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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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Quark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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