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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는 태백산맥의 서쪽에만 살아. 해산어는 공통종, 민물고기는 고유종이 많다


한국의 어류는 이미 알려진 것만도 8백50여종이나 된다. 그중 해산어가 7백종에 가깝고, 민물고기가 1백60여종에 달한다. 해산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공통점이 많고, 민물고기는 우리나라에서만 살고 있는 고유종이 많은 것이 특색이다. 우리나라의 담수어 중에는 민물에서 낳아 민물에서만 일생을 보내는 순수담수어(1차담수어)가 1백10종 이상이나 되어 일본의 80여종에 비하면 훨씬 많다.
 

고생물학자들의 탐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대부분의 담수어는 2∼3천만년 전에도 이미 살고 있었다 한다. 그렇다면 1백만년도 못되는 인류사에 비하여 그것들은 훨씬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겠다.
 

한편 담수어의 분포상은 진화사적 견지와 생태학적 입장에서 보아야 한다. 피라미가 태백산맥의 서쪽에는 있고 동쪽에는 없는 것은 전자의 입장에서 보아야 이해할 수 있고, 열목어가 심산유곡에만 살고 있다는 것은 후자의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피라미가 처음 나타났을 때는 이미 태백산맥이 형성되어 있어서 분수령의 구실을 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태백산맥을 넘을 수 없는 그들이 동쪽에 진출할 수는 없었다. 열목어는 산소의 함량이 여름에도 10ppm 이상이고, 수온이 섭씨 20도 이상으로 오르지 않는 찬물이 아니면 살 수 없다. 심산유곡은 바로 그런 환경이다. 그러므로 열목어는 그런 환경을 갖춘 곳에서만 살아남게 된 것이다.
 

만일 현재 우리 한국에서 보는 각 하천이 3천만년 이전부터 각각 고립된 채로 연결될 일이 없었다면 각 하천에는 고유종(특산종)만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은 피라미나 메기 붕어 등이 전국 어느 하천에서도 볼 수 있고 그것들은 모두 중국에나 일본에도 공통종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특산종인 각시붕어


그렇다면 각국의 각 하천 상호간은 말할 것도 없고, 3개국의 하천 상호간도 과거 어느 시기에는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지질학자들은 1만2,3천년전까지도 한국, 중국, 일본은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고 고황하(古黃河)가 현재의 황해의 한복판을 북에서 남으로 흐르고 있었으며, 현재 3국에서 보는 대부분의 하천은 고황하의 지류였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3국간에 많은 공통종이 있는것은 당연하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만 산출되는 어름치 쉬리 각시붕어 돌상어 미호종개 꼬치동자개 등 40여종이나 되는 많은 특산종이 있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각 하천이 고립된 후에 그것들이 탄생했거나 과거에는 3국 공통종이었지만 다른 2개국에서는 그것들이 멸종되고 우리나라에서만 살아남은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크고 작은 많은 섬들이 있어서 남한에만도 3천 이상이나 된다. 그런데 섬에도 민물고기가 살고 있다. 현재까지 필자는 59개 섬에서 49종의 담수어를 찾아냈다. 앞으로 정밀한 조사를 실시한다면 1백개 내외의 섬에서 담수어를 색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첫째, 섬물고기 중 가장 흔한 담수어는 붕어 미꾸라지 뱀장어 송사리 왜몰개 가물치 버들붕어 등이다.
 

둘째, 섬물고기 49종 중 순수 담수어는 28종이다. 세째, 섬에서만 볼 수 있는 종은 없었다. 네째, 강화도를 제외하면 섬에는 피라미가 살고 있지 않았다.
 

섬에 흔한 담수어 8종은 예외없이 가뭄에 대한 내성이 강한 동물이다. 담수의 양이 부족한 섬의 환경하에서 살아남은 종들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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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최기철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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