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는 1백여종이 살아. 사향노루 고라니 하늘다람쥐 등이 대표적인 특산종
우리나라의 젖먹이 동물은 그 분포가 한반도 동물상의 그것과 일치하고 있다. 즉, 함경남북도에 살고 있는 포유류(젖먹이동물)들은 시베리아쪽의 것과 동종이거나 근사아종(近似亞種)이 많은 반면, 그 이남은 중국의 화북(華北)지방과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세계적으로 3천2백여종의 젖먹이동물이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1백여종 정도가 살고 있을 뿐이고, 특산종으로는 멧돼지 사향노루 노란목도리담비 등을 비롯해 산달 족제비 무산쇠족제비 제주족제비 여우 너구리 우는토끼 멧토끼 청서 날다람쥐 하늘다람쥐 고슴도치 보노루 등 25종이 있다.
한편 붉은박쥐는 우리나라와 대마도에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빙하기에 한반도와 일본땅이 연육돼 있었다는 설을 뒷밤침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특산종으로 우선 사향노루를 꼽을 수 있다.
사향노루는 설악산 오대산 치악산 지리산 등지에 희소하게 살고 있는데, 한지성(寒地性)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지리산에까지 분포되고 있는 점이 학술상으로 중요시된다.
몸통길이 85㎝, 꼬리 27㎝, 어깨높이 50㎝ 정도인 사향노루는 몸 위로부터 아래로 암갈색이며 뺨 눈 귀 사이에 무늬가 있고, 주둥이는 황백색이 섞여 있다. 귀속은 순백색, 귀밖은 흑백색이고 끝은 흑색이다.
사향노루가 험한 경사지나 절벽을 수월히 잘 달리는 전형적인 산지(山地) 동물이라면, 역시 특산종인 보노루(고라니 혹은 복작노루)는 나무가 적당히 무성한 산기슭이나 평지의 버들밭, 억새가 무성한 황무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옛(古代)노루의 일종인 보노루는 암수가 모두 뿔이 없는 게 특징이다. 또 송곳니가 예리한 칼 모양으로 특별히 길게 자라서 끝이 구부러져 있는데, 이것이 입밖으로 나와 있어서 나무뿌리를 캐먹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노루중 몸이 가장 작아 몸통길이 1m, 꼬리길이 8㎝정도인 이 보노루는 털이 거칠고 굵으며 등부분은 담갈적색, 몸의 아래부분은 대백색(帶白色), 목은 담색, 어깨·다리·꼬리는 밤갈색이다.
족제비과의 특산중에서는 노란목도리담비가 특기할만 하다. 담비 종류들 가운데서 가장 큰 종류로서 몸통길이가 60㎝, 꼬리길이가 40㎝이다.
노란목도리담비는 지리산 설악산 속리산과 같이 삼림이 우거진 곳에서 주로 사는데, 새벽에 해뜨기 1시간 전후해서 한쌍씩 짝을 지어 계곡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노란목도리담비의 노루사냥모습은 아주 재미있다. 즉, 노루를 습격할 때 한마리는 추격을 하고, 또 한마리는 높은 나무로 기어올라가 노루가 달아나는 방향과 위치를 살피면서 서로 교대로 추적, 잡아먹는다.
모피는 부드럽고 두꺼우며, 털은 길다. 또 머리 얼굴 4지와 꼬리는 흑갈색이고 귀 뒤로부터 한줄의 띠가 있다.
하늘다람쥐는 빼놓을 수 없는 우리나라 특산아종(亞種). 백두산에서 3개체, 경기도 양주군에서 1개체, 설악산에서 6개체, 가평에서 2개체가 채집됐으나 전국 각지에서 상당히 많이 서식하는 것 같다.
주로 상수리나무와 잣나무의 혼효림(混淆林) 또는 순수한 침엽수림에서 단독으로 혹은 2마리씩 살고 있다. 항상 나무의 빈구멍 속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낮에는 등을 구부린채 납작한 꼬리로 온몸을 덮고 낮잠을 자는 습성이 있다.
활동은 해질 무렵에 시작하는데, 그 동작이 무척 빠르고 나무를 잘 탄다. 나무를 탈 때는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털로 덮인 비막(飛膜) 비슷한 피막을 펼쳐서 20∼50㎝를 쉽게 이동한다.
하늘다람쥐의 먹이는 잣 도토리와 같은 굳은 열매나 나무의 어린 싹 등인데, 다람쥐와 같이 수직으로 앉아서 앞발을 이용해 껍질을 벗겨 먹는다.
겨울에는 높은 나무의 빈구멍에 바위이끼 같은 것을 보금자리 밑에 충분히 깔고서 동면한다. 몸통의 길이가 17.5㎝정도, 꼬리는 10∼12㎝인데 눈은 대단히 크지만 귀는 작고 건털이 없다. 색채는 담연피회갈색(淡軟皮灰褐色)이고 앞뒷발의 표면은 회색.
고슴도치는 우리나라의 산림지대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지만 역시 특산종의 하나이다.
광릉과 같은 침엽수가 우거진 밀림지대에 많이 살고 있으며 야행동물이다. 고슴도치는 땅을 파서 굴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온몸을 덮고 있는 바늘가시로 자신의 몸을 보호한다.
식성은 잡식성이어서 곤충 지렁이 달팽이 도마뱀 야생조류의 알, 들쥐 과실 등을 잘 먹는다.
겨울이 되면 잡목의 뿌리밑, 고사목, 잡초 등의 마른 잎과 바위이끼로 보금자리를 만들어 12월부터 겨울잠을 시작, 3월 하순에 깨어난다.
등에는 암갈색의 환반(環斑)이 있는 바늘과 흰바늘(全白針)이 섞여 나있으며, 머리는 대흑갈색, 어깨와 옆구리 4지 꼬리는 갈색이다.
한국 호랑이의 생태
호랑이의 원산지는 시베리아. 백두산 줄기에서 살고 있어
한국의 대표적인 포유동물로 호랑이를 꼽는 것은 맹수중의 맹수라는 점 외에도 다른 지역의 호랑이에 비해서 많은 장점과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의 호랑이는 바탕색이 남방계의 적갈색에 비하여 황갈색이고, 검은 칡무늬는 하나하나가 폭이 넓고 따라서 그 수가 적다. 복부의 백색부분도 넓고 털도 길며 조밀하다. 일설에는 다 자란 한국 호랑이는 꼬리끝의 흰부분에 '大' '王' '天'자가 뚜렷하게 생긴다고도 하고, 또 이마의 검은 줄무늬가 '王' '大'자로 보인다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호랑이 산지로서 알려져 지금도 '코리언 타이거'하면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으나, 현재는 백두산 줄기에만 소수가 남아있고 그밖의 지역에서 보기 힘든 실정이다.
한국의 호랑이는 이전에는 만주호랑이 시베리아호랑이 등과 더불어 별개의 아종으로 분류했었으나 지금은 통틀어 시베리아호랑이로 통하고 있다.
호랑이의 원산지는 시베리아로, 빙하시대에는 유라시아대륙의 거의 전역에 살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아시아에서만 볼 수 있어 아무르, 우수리, 중국, 한국, 인도, 이란, 수마트라, 자바, 발리섬 등에 8개의 지역적 아종이 있을 뿐이다. 호랑이는 북쪽지방에 사는 것일수록 체격이 크고 털도 좋다. 북방의 호랑이중에는 전체길이가 4m에 이르는 것도 있어 사자를 웃돌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부터 호랑이를 산군(山君) 또는 수중왕(獸中王)이라고 숭앙해왔는데, 이는 호랑이의 엄청난 힘에서 비롯된 것이다. 호랑이에겐 높이뛰기 2m, 넓이뛰기 5∼7m의 번개같은 속력이 있다. 그들이 즐겨 노리는 물소나 마소 따위라도 그 완강한 앞발의 일격이면 목뼈가 부러진다. 또 무시무시한 4개의 어금니로 숨통을 끊고 열발가락의 갈고리 발톱으로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 버린다.
이러한 동작은 대개 기습적인 것이어서 치고 문 다음 찢는 것이 아니라 거의 동시에 해치우고 마는 것이다. 기록으로는 1백80㎏ 무게의 소를 잡아 3백m까지 끌고가서 먹었다는데, 무거운 것을 옮기는 능력은 이보다 훨씬 더하다는 것이다.
배고픈 호랑이는 앉은 자리에서 20㎏정도는 쉽게 먹는다. 일단 배가 부른 호랑이는 함부로 살생을 하는 일이 없지만 그렇다고 호랑이 앞에 늘 먹이가 될 동물이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먹이를 찾아 하룻밤에 80∼90㎞를 헤매야 하고, 따라서 겨울엔 3백∼4백㎢의 생활무대가 있어야 한다.
호랑이는 새끼를 가질 때인 12월에서 1월이면 암수가 만나게 된다. 발정한 수컷은 '아아웅 아아웅'하며 저음이지만 여운이 긴 울음소리로 골짜기를 울리며 암컷을 찾아 헤멘다. 하나의 암컷을 대상으로 모여든 수컷들은 치열한 쟁탈전을 벌여 이긴 승자가 암컷과 함께 지내게 된다. 불과 1∼2주일을 함께 살면서 교미를 마친 수컷은 다시 홀홀히 고독의 방랑길로 떠난다. 남은 암컷도 저대로 헤매며 먹이가 될 짐승이 많은 고장을 찾아 양지바른 바위 동굴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1백5일 내지 1백13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태어난 새끼는 처음의 체중이 불과 1㎏ 정도이나, 10일이면 눈을 뜨고 1달만에 4㎏으로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