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의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1782년 위와 같은 ‘36 장교 문제’를 떠올렸어요. 고심끝에 이런 배치는 불가능하다고 추측했지요. n이 5일 때, 즉 군부대 5곳에서 계급이 다른 장교 5명씩을 뽑아 부대와 계급이 겹치지 않게 5줄씩 줄을 세우는 건 쉬워요. 하지만 6일 때는 좀처럼 답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이 문제는 무려 120년 동안 풀리지 않았답니다.


다시 오일러의 추측으로 돌아갈게요. 오일러는 n이 6일 때뿐만 아니라 10, 14, 18처럼 n이 4k+2인 배열에서도 가로, 세로 n줄에 부대와 계급이 겹치지 않게 장교를 세울 수 없다고 추측했어요. 하지만 1959년 인도 출신 미국 수학자 라즈 찬드라 보스와 제자인 샤라드찬드라 쉬리칸데, 미국 수학자 어니스트 파커가 n이 10일 때 줄 세우는 방법을 찾으면서 오일러의 추측이 틀렸다는 게 밝혀졌지요. 이후 n이 2와 6일 때를 제외한 모든 경우에서 줄세우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어요.
오일러보다 먼저 ‘직교라틴방진’ 연구한 최석정
수학에서는 오일러의 추측과 같은 줄 세우기를 ‘직교라틴방진’이라고 불러요. 가로, 세로, 대각선의 합이 같도록 1부터 n까지 숫자를 적는 퍼즐을 마방진이라고 부르지요. 라틴방진은 마방진의 변형으로, 가로, 세로 줄마다 같은 숫자나 기호가 있지만 한 줄 안에서는 한 번만 나오도록 적는거예요. 마치 스도쿠처럼요. 이런 라틴방진 두 개를 하나로 합쳐 놓은 것이 직교라틴방진이에요. 다시 말해 두 라틴방진의 원소로 이뤄진 모든 순서쌍을 라틴방진의 조건에 맞게 나타낸 거예요.




1258게임은 4차 직교라틴방진 찾기!
그런데 대체 1258게임과 직교라틴방진은 무슨 관계일까요? 눈치 빠른 독자라면 알아챘겠지만 1258게임은 1, 2, 5, 8로 이뤄진 4차 직교라틴방진의 가로와 세로에 있는 값을 찾는 게임이에요.
수학에서는 라틴방진을 n차 행렬로 표시합니다. n차 행렬이란 n×n 정사각형 안에 수나 문자를 쓴 다음 큰 괄호로 묶은 거예요. 따라서 1, 2, 5, 8을 이용해 라틴방진을 만들면 다음과 같이 행렬 A 또는 B로 나타낼 수 있어요. 이제 두 라틴방진을 합쳐야겠지요. 두 행렬의 원소가 만드는 서로 다른 순서쌍을 모두 모아 행렬로 만들면 행렬 C가 돼요.

행렬 C에서 가로 줄인 행이나 세로 줄인 열을 살펴보면 일의 자리에 1, 2, 5, 8이 한 번씩, 십의 자리에 1, 2, 5, 8이 한 번씩 나타나요. 대각선을 살펴봐도 마찬가지예요. 즉 행렬 C의 원소 각각을 두 자리 숫자 카드로 나타내면 행렬 C의 각 줄은 1258게임에서 찾아야 하는 4장의 카드가 되지요. 이제 본격적으로 1258을 즐기면서 그 속에 숨은 수학적 성질을 직접 발견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