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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SW 기업 탐방_‘짤로그’

짤 줍는 당신을 위한 짤 마켓



서울에 있는 KAIST 도곡캠퍼스에는 탄탄한 아이디어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벤처기업이 밀집해 있다. 기자가 찾은 (주)스토리허브도 그중 하나다. 사무실로 들어서니 박성진 대표와 동료들이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사무실 벽에는 사람 옷을 입은 동물 캐릭터와 웹툰 속 장면을 출력한 그림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웃긴 짤을 거래하는 앱을 만든 회사와 만화라니, 궁금증이 스멀스멀 솟아났다. 박 대표는 짤이 무엇인지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끼워넣기용 그림에서 톡톡 튀는 작품으로

짤은 ‘잘림 방지’를 뜻하는 인터넷 용어로, 적절한 이미지와 함께 쓴 글만 게시할 수 있었던 모 사이트의 사용자들이 자신의 글이 삭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끼워 넣던 이미지에서 유래했다.

스토리허브에서는 짧은 문장을 더한 모든 이미지를 ‘짤’이라고 정의한다. 이들이 만든 앱 ‘짤로그’는 이런 짤을 만들고, 사고 팔 수 있는 일종의 짤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는 마치 장을 보듯 다른 사람이 만든 짤을 보고 구입할 수 있고, 무료 짤을 내려 받을 수 있다. 또는 실력을 발휘해 직접 새로운 짤을 만들 수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시장인 짤로그는 과연 어떻게 탄생했을까?

박 대표는 “한 컷 단위의 작은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고 싶어 짤로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 대표가 내놓은 해결 방안이 바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활발하게 만나는 IT 시장, ‘짤로그’다.

하지만 남의 짤을 마음대로 변형하고 퍼뜨리는 건 문제가 아닐까? 짤로그에서는 오히려 짤을 변형해 퍼뜨린 사람을 또 다른 작가로 인정한다. 짤을 사서 아이디어를 덧붙여 사용하면 짤카드 뒷면에 내 아이디가 남고, 콘텐츠를 널리 퍼뜨린 공로를 인정한다.
 

짤통령이 궁금하다

짤이 인기를 얻고 있다지만 짤을 사고파는 시장을 만들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짤로그를 만든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만화와 소설에 관심이 많았다. 졸업 후 자신이 스토리를 쓴 웹툰 ‘TLT’를 모 포털사이트에서 연재하기도 했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함승철, 김정형 이사는 각각 기계공학과 물리학을 공부했다. 공통적으로 ‘재미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짤로그를 기획했다.

짤을 보는 게 일인 회사에 다니면 얼마나 즐거울까? 박 대표는 짤로그를 운영하면서 전보다 웃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한다. 부적절한 짤이 없는지 검사하기 위해 사용자가 등록한 짤을 쭉 살피다 보면 재치에 감탄할 때가 많다고. 많은 사람들이 재미난 짤에 반해서였을까? 짤로그가 만들어진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등록된 작가가 1000명 이상이고 짤 거래도 2만 여 건이나 이뤄졌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다. 짤로그는 제품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고가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여러 기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다행히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들과 함께 일하게 됐지만, 여전히 훌륭한 인재가 필요하다고 한다. 어떤 신입사원이 들어왔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인생을 즐겁게 사는 사람”이라는 답이 나왔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짤을 재생산하고, 짤을 응용해서 콘텐츠를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사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짤 전문 페이스북을 목표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짤로그의 올해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짤로그에서 짤을 생산해 유명해지고, 적절한 수익을 얻는 전문 짤로거가 출현하는 것이다. 웹툰 작가, 게임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BJ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는 짤로그 서비스를 이용해 새로운 사업을 하고 수익을 내는 기업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 회사가 사람들에게 바라는 건 단 하나, ‘짤로그에서 재미있는 짤을 보는 것’이다. 짤을 꼭 사지 않아도 되고 마치 페이스북을 하듯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짤을 즐기면 된단다. 이렇게 사용자 참여가 늘고 이미지가 널리 확산되면, 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콘텐츠 생태계가 풍부해진다. 더불어 콘텐츠를 만든 창작자에게도 힘이 된다.

콘텐츠를 생산하고 사업을 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짤로그 운영진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다른 사람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고 싶다면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 된다.

박 대표는 실제 고등학생인 자녀에게 조언을 하듯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공짜 밥은 없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은 스스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작가로서, 사업가로서 성공하려면 몇 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꾸준히 노력하고 문을 두드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인터뷰가 끝나고 박성진 대표는 <;수학동아>;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어 보내왔다. 알고 보니 그 역시 대학에서 수학을 깊이있게 공부했다고 한다. 수학이 재미있고 편리한 세상에 또 한 번 힘을 보태고 있음을 편지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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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기자
  • 도움

    (주)스토리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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