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능이 끝나면 수험생을 대상으로 각종 할인 행사가 펼쳐진다. 수험표를 가져가기만 하면 레스토랑과 영화관, 놀이공원, 백화점 등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수험표가 곧 할인쿠폰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수험생에게 할인을 해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깎아주면 더 이득!
그렇다면 가격차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기업의 기본적인 목적인 이윤 추구와 관련이 있다. 가격차별이 어떻게 기업의 이윤에 영향을 끼치는지 간단한 예를 통해 살펴보자. 한게임 회사가 독보적인 기술로 웨어러블 게임기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그동안 500명의 어른과 500명의 청소년에게 12,000원의 가격으로 게임기를 판매했다. 게임기 하나를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이 2,000원이라 하면, 이 회사가 그간 남긴 이윤은 총 매출 1,200만 원에서 총 비용 200만원을 뺀 1,000만 원이다.
최근 회사 경영진은 차세대 웨어러블 게임기출시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윤을 더 늘릴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고객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어른은 42,000원, 청소년은 12,000원 이하면 새게임기를 구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진은 먼저 지불용의가 높은 어른에게만 42,000원에 판매했을 때 얼마나 이윤이 늘어나는지 계산했다. 42,000원이란 가격은 너무 비싸서 청소년은 게임기를 사지 않는다고 가정한 것이다. 그러자 매출은 2,100만 원이고, 총 비용은 100만 원으로, 2,000만 원의 수익이 생겼다. 고객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이윤은 전보다 높았다.
만약 동일한 상품끼리는 같은 가격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즉, 고객설문으로 알아낸 지불용의에 맞게 어른에게는 42,000원, 청소년에게는 12,000원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학생 고객 500명을 잃지 않게 된다. 결과적으로 어른에게 2,000만 원, 청소년에게 500만 원의 이윤을 얻는다. 즉, 총 2,500만 원의 이윤을 얻어 앞선 어떤 경우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다. 이처럼 지불용의에 따라 가격을 달리해 팔면 단일 가격일 때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다
현실에서 사람들의 지불용의를 알아내기란 어렵다. 그래서 기업은 소비자가 스스로 지불용의를 드러내게 한다. 즉, 애초에 같은 성격의 상품을 여러 품질로 나눠 제공하고, 품질에 따라 가격을 차별한다. 소비자가 본인의 지불용의에 맞춰 직접 상품을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이다.삼성은 갤럭시 노트 5 같은 고가의 고급 기종과 갤럭시 A8 같은 저가의 보급형 기종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고성능 기기를 구입할 의사가 있는 사람은 가격이 비싸도 갤럭시 노트 5를 선택할 것이고, 상대적으로 저사양이지만 가격이 저렴한 기기를 구입하고 싶은 사람은 갤럭시 A8을 구입할 것이다.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윈도우’도 마찬가지다. 윈도우7의 경우 ‘홈스타터’부터 ‘얼티메이트’까지 총 6가지 버전으로 나뉘어 있다. 얼티메이트에 가까울수록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가격이 비싸진다. 어떤 사람이 고사양의 운영 체제를 사용할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의 실제 지불용의가 얼마인지 알 수는 없지만, 품질을 다르게 한 상품별 가격차별로 소비자를 구분할 수 있다.
현명하게 할인받자
요즘은 어딜 가나 할인한다는 광고 문구를 볼 수 있다. 넘쳐나는 할인 혜택 속에 할인을 받지 않으면 손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물건 구입을 결정하는 순간까지도 스마트폰으로 더 할인하는 곳은 없는지 검색해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할인의 홍수 속에 할인이 할인이 아니라는 뉴스를 보면 씁쓸하다. 처음부터 정가를 높여 잡는다거나, 가격표를 바꿔치기해서 마치 정가를 할인 가격인 것처럼 속이는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중요한 것은 소비자 개인의 절제된 소비습관이다. 주는 할인 혜택을 받지 않을 필요는 없지만, 물건을 사기 전에 내게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현명한 소비 습관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