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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미디어] 숨 막히는 레이스! 노브레싱


호흡을 멈추고 물살을 가른다! 영화 ‘노브레싱’에서 훈훈한 주인공 두 명이 기막힌 수영 대결을 펼친다.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과 완벽한 호흡, 그리고 최적화된 영법을 이용해 전속력을 내는 수영! 수영이 품은 수학적 비밀을 파헤쳐 보자.


두 라이벌의 황홀한 대결

안녕? 난 정우상이야. 어릴 때부터 수영 신동으로 각광 받았어. 아쉽게도 예기치 않은 사건 때문에 태극마크를 벗었는데, 어느 날 명문 체고에서 나를 수영 선수로 부르더라. 그래서 학교로 돌아와 수영을 다시 시작했어.

그런데 학교에 왔더니 지겨운 라이벌인 조원일도 나타나더라고. 그 친구는 갑자기 수영을 그만두고 종적을 감추고 살더니, 왜 또 등장한 건지 모르겠어. 국가대표가 될 의욕도 별로 없어 보이는데 말이야. 그런 애랑 경기를 펼쳐야 한다니, 에휴!

게다가 그 녀석은 내 연애 전선도 방해해! 소꿉친구인 윤정은은 내가 옛날부터 좋아했는데(사실 나의 풋풋한 첫사랑이지. 훗!), 걔가 정은이한테 작업을 걸더라고! 그래도 정은이가 착해서 우리 둘을 열심히 응원하니까 다행이야. 하지만 조원일만 보면 화가 치밀어!

어쨌든 일명 ‘컴백한 수영 천재’ 두 명이 같은 학교에서 다시 만나,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게 되었어. 과연 누가 이길지는 기대해 보라고!


수학과 물리학의 집합체, 수영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지만, 수영은 팔다리와 호흡의 박자가 특히나 더 중요해. 박자가 꼬이면 물을 먹기 십상이거든. 그랬다가는 기록을 세우기는 커녕 물배만 찬 채로 경기가 끝나 버릴지도 몰라!

수영의 삼박자는? 부력, 추진력, 그리고 항력!


수영은 사람의 몸이 물에 뜨기 때문에 생긴 스포츠다. 만약 물에 뜨지도 못한다면 그 어떤 수영 기술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몸이 물에 뜨는 이유가 바로 부력 때문이다. 부력은 물이 중력에 반하여 몸을 위로 띄우는 힘으로, 그 세기는 수면 밑으로 잠긴 부분 만큼의 물 무게와 같다. 이 현상을 발견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의 이름을 따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라고 부른다.

미국의 수영 황제 펠프스는 다리가 짧아서 유리하다는 사실을 아니? 키는 193cm나 되는데, 다리 길이는 고작 81cm밖에 되지 않아. 풋!

보통 사람들은 몸의 무게 중심이 배꼽에 있고, 부력 중심이 가슴 쪽에 있어서 물속에서 몸이 기울어. 그런데 펠프스는 상체가 길어서 두 중심이 서로 가깝지. 덕분에 수평으로 뜨기 쉽고, 덩달아 물의 저항도 적지.

수영을 할 때 같은 힘으로 더 많이 나가려면 몸이 최대한 물 밖으로 나와 있어야 한다. 물보다는 공기의 저항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령의 비밀은 ‘비중’에 있다. 비중은 어떤 물체의 무게와 같은 부피의 물 무게를 비교한 차이(비율)를 뜻한다. 예를들어 물의 비중은 1이고, 물에 뜨는 기름은 비중이 0.9 정도다. 같은 무게일 때는 부피가 클수록 비중이 낮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비중은 1.03~1.06이다. 숨을 한껏 들이마시면 폐가 5배 정도 커지는데, 그 결과 사람의 비중이 1보다 낮아진다. 몸의 체중은 동일하지만 부피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숨을 다 내쉰 상태일 때보다는 숨을 한껏 들이마셨을 때 물에 쉽게 뜬다.

그래서 수영 선수들에게 호흡법이 무척 중요하다. 실제로 우수한 수영 선수의 호흡 패턴을 보면, 얼굴을 수면으로 내밀기 직전에 공기를 강하게 내뱉는다. 그리고 그 반동으로 단숨에 숨을 들이마신다. 이렇게 하면 호흡도 자연스럽고, 폐에 공기가 찬 상태에서 수영하기 때문에 몸이 물 위로 많이 뜬다.

호흡은 기본이지. 그래도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힘! 나도 특별 트레이닝까지 받으면서 근육을 만들었다고. 탄탄한 근육으로 속도도 높이고, 인기도 올리고! 하하하!

수영 선수의 기록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팔다리가 만드는 추진력이다. 힘이 약하면 그 어떤 묘안을 부려도 속력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때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로 물을 효과적으로 밀어내야 한다. 자세의 미세한 차이가 속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한 예로 손가락을 벌렸을 때보다 손 모양을 오목하게 할 때 그 힘이 40% 정도나 증가한다.

그런데 추진력 못지않게 항력, 즉 내가 앞으로 나가려는 것을 방해하는 힘도 중요하다. 항력의 요인은 물의 저항, 내 뒤로 생기는 난류(물의 소용돌이), 수영복의 마찰 등 다양하다. 같은 조건에서 속력을 10% 높이려면 마찰을 25% 줄여야 한다는 연구도 있다. 그래서 한때는 마찰이 현저히 적은 수영복이 유행했으나, 이것이 ‘수영 실력’ 외의 요인이라며 2010년부터 공식 경기에서는 특수 수영복 착용을 금지했다. 그만큼 항력을 줄이는 방법은 기록 갱신에 있어 숨은 조력자다.

자, 이제 수영의 삼박자를 잘 알겠지? 부력, 추진력, 항력! 이 세 가지의 쿵작이 잘 맞아야 무적의 수영 선수가 될 수 있어.
 

동물들의 수학적인 수영 비법, BEST3!

동물의 세계에서 수영 경기를 연다면 어떨까? 열대어부터 오리나 백곰까지, 모두가 천차만별의 수영 방법을 가지고 출전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매우 특이한 영법을 자랑하는 동물들이 있다. 심지어 모래 속을 헤엄치는 도마뱀도 있다는데…. 수학적인 수영 비결을 터득한 동물 대표선수 셋을 만나 보자.

1 어느 각도로 보나 유선형인 돌고래


나는 보통 물속에서 시속 60~100km까지 헤엄친단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버금가. 굉장하지? 내가 이렇게 빠른 이유는 ‘날렵하게 생겼기 때문’이야. 무슨 뜻이냐고? 우선, 몸이 유선형이지! 그리고 지느러미들도 모두 유선형이란다.

몸이 유선형이면 물의 저항을 적게 받으면서 부드럽게 수영할 수가 있어. 유선형이 아닌 물체는 그 뒤로 물의 소용돌이가 생기거든. 이걸 ‘난류’라고 부르는데, 난류는 물체를 다시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서 앞으로 나가기 어려워져. 참고로, 사람도 양손을 앞으로 쭉 뻗고 수영하면 팔을 몸에 붙였을 때보다 쉽게 앞으로 나갈 수 있어. 팔 때문에 전체적인 모양이 유선형과 비슷해지거든.

게다가 나는 지느러미들도 모두가 하나 같이 유선형이야. 이건 과학자들이 증명해 준 사실이지. 특히 꼬리지느러미는 길고 큰 초승달 모양이야. 글라이더의 보조날개와 같이 폭이 좁고 좌우로 크게 뻗은 모양인데, 그 단면이 바로 유선형이지. 가슴지느러미와 등지느러미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지느러미에 의한 항력이 거의 없어. 내가 미끄러지듯 우아하게 헤엄칠 수 있는 비결이란다.

참, 내가 물 위로 뛰어오르는 것도 좀더 편하게 가기 위해서야. 물보다 공기의 저항이 작거든. 내가 ‘잘’ 생겼을 뿐 아니라 똑똑하기까지 하다는 걸 알아 줘!
 

2 뜨거운 모래 속을 헤엄치는 도마뱀?!

나는 아프리카 사막에 사는 삽코 도마뱀(샌드피시 스킨크)이야. 난 모래 속에서 ‘수영’을 하지. 내가 쓰는 영법은 장어나 송어랑 비슷해. 단, 내가 더 우아하단다.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나의 영법을 6년 넘게 연구하더니, 내가 물고기보다 수학적으로 더 완벽하게 헤엄친다고 인정해 줬어!

그 연구팀은 유리로 된 투명한 모래에서 내가 헤엄치도록 해서 전체적인 움직임을 관찰했어. 그리고 이때 내 몸통에 일정 간격으로 센서를 연결해서 언제 어느 근육에 힘을 주는지 확인했어. 나는 머리 쪽 근육부터 시작해서 몸통의 근육, 그리고 마지막으로 꼬리 근육을 사용하는데, 이것을 컴퓨터로 정확하게 측정한 거지.

이렇게 구한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보니, 나의 영법이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단순한 사인 곡선 형태라는 것이 밝혀졌어. 연구팀은 이 파동이 사막의 모래와 같은 조건에서 가장 적은 힘으로 멀리 나갈 수 있는 최적화된 운동이라고 설명하더라.

훗! 우리 삽코도마뱀들이 모래 속에서 최소한의 마찰을 받으며 쉽게 지나가기 위해 개발한 ‘사인 곡선형’ 수영법이 드디어 조명을 받은 셈이지!


3 ‘수영 모델’로 발탁된 선충

안녕? 난 ‘예쁜꼬마선충’이야. 키는 1mm 정도지만, 작다고 무시하면 안 돼! 미국 텍사스공대에서 수영 모델로 뽑힌 몸이라고. 사실 난 원래부터 유명한 존재였어. 우리가 워낙 번식을 잘하고 수명도 짧아서 연구하기 쉬운 편이거든. 이미 내 몸과 신경에 대해 속속들이 밝혀진 상태지. 내 신경의 어느 부분이 손상되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자료도 많아. 신경 질환인 파킨슨병에 대한 연구에서 도움을 주기도 했지.

그런데 이번 연구팀은 내가 어떻게 헤엄을 치는지 관심이 많더라! 내가 건강할 때 물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열심히 관찰하더니 규칙적인 패턴을 찾아냈어. 내 몸동작과 수영 속도에 대한 관계를 수학적인 함수로 구한 거지.

중요한 점은 내 신경이 손상되면 수영 방법이 변한다는 거야! 즉, 내가 어떤 약물에 노출 된 상태로 수영을 했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수학 모델과 잘 맞지 않으면 그 약물이 신경계에 영향을 끼쳤다는 뜻이지.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해서 새로 개발하는 약물이 신경에 위험한지를 확인한대. 안전한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열심히 헤엄쳐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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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수학동아 정보

  • 김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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