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 잭슨, 황금 양피를 찾아 괴물들의 바다로!
난 열두 살의 소년 퍼시 잭슨이라고 해. 수학 선생님이 갑자기 괴물로 변하더니 날 죽이려 했던 날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해. 게다가 그저 친구인 줄 알았던 그로버는 사실 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염소인 사티로스 족이었어. 괴물들로부터 날 지키는 수호자였다나?
그리고 내가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지.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지만, 나처럼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많더라고. 이렇게 반인반신으로 태어난 아이들을 ‘데미갓’이라고 불러.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너무 부러워하진 마. 이 특별한 능력이 무시무시한 괴물들을 끌어들여 늘 목숨이 위태로우니까.
게다가 내가 신들 중에서도 넘버3(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에 속하는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점이 널리 알려지자, 강력한 괴물들이 날 공격하기 시작했어. 여기에 내가 제우스의 번개를 훔쳤다는 누명까지 쓰게 되지. 말도 안 돼! 내가 도둑이라니? 첫 번째 모험은 바로 번개 도둑이라는 누명을 벗는 일이었어.
두 번째 모험이 바로 영화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의 이야기야. 난 올림푸스의 아버지이자 파괴자인 크로노스로부터 인간 세계를 구하기 위해 괴물들의 바다로 떠났지. 그곳에서 크로노스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마법의 황금 양피를 찾아야 했거든. 날 기니피그로 변하게 만든 키르케를 비롯해, 노래로 유혹해 불러들인 뒤 순식간에 잡아 먹는 세이렌, 거대한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와 식인 양까지! 함께 모험을 한 친구들이 없었더라면 난 이미 죽은 목숨이었을 거야.
이후 세상의 모든 곳과 통하는 미궁을 탐색하기도 하고, 저주에 빠진 여신을 돕는 등 모험은 계속 됐어. 결말이 어떻게 되냐고? 그건 비밀! 영화와 책을 통해 확인해 봐!
반인반신 데미갓의 출생의 비밀은?
난 지혜의 여신인 아테나의 딸 아나베스라고 해. 어렸을 때부터 데미갓의 여름캠프에서 지냈지.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 물어 봐.
우리가 반인반신이라면 반은 신, 반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냐?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냐. 아무리 강력한 신의 유전자라고 해도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면 안 돼.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OO의 법칙을 따를 수밖에 없어.
OO의 법칙? 그게 뭐야?
유전 법칙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수리생물학자, 멘델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데미갓’들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신의 후손이면서도 왜 대부분 인간의 모습만 하고 있는 걸까? 데미갓에게서 한 가지 자연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유전의 법칙’이다.
유전의 원리를 알아낸 오스트리아의 과학자 그레고르 멘델은 유전의 법칙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수리생물학자였다. 그는 빈 대학에서 식물학과 수학을 배운 뒤 7년간 완두의 색과 모양, 꽃의 색과 위치, 꼬투리의 색과 모양, 식물체의 키 등의 일곱 가지 유전 특징이 어떻게 유전되는지 실험했다. 그리고 7년 간의 실험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완두가 갖고 있는 모양이나 속성이 유전물질에 의해 결정되고 이것이 일정한 법칙으로 자손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완두의 모양을 보면 둥근 것과 주름진 것이 있는데, 멘델은 둥글게 나타나게 하는 유전자를 R, 주름지게 하는 유전자를 r로 표시했다. 이때 순종 둥근 콩은 RR, 순종 주름진 콩은 rr로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부모는 2개의 유전자 중 하나씩을 자손에게 전달한다. 순종 둥근 콩 RR과 순종 주름진 콩 rr을 교배하면, 자손에게 각각 R과 r을 전달해 Rr이 태어난다.
Rr은 둥근 유전자 R과 주름진 유전자 r을 모두 갖고 있지만, 둥근 완두콩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밖으로 드러나는 형질을 ‘우성’, 드러나지 않는 형질을 ‘열성’이라고 한다.
우열의 법칙에 따르면, 잡종 1세대에서는 우성과 열성 중 우성 형질만 나타난다. 이걸 영화 속 데미갓에 적용해 보자. 데미갓은 인간과 신의 유전자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때 신체적으로는 대부분 인간의 유전자가 우성으로 발휘되며, 신의 유전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확률로 보는 데미갓의 결혼
데미갓은 순수한 인간과 신 사이에서 태어난 일종의 잡종 1세대다. 잡종 1세대란 순수한 계통의 교배로 얻어진 종자를 말한다. 만약 데미갓들이 서로 결혼하면 어떻게 될까? 신체적으로 인간의 유전자가 우성, 신의 유전자가 열성이라는 위의 가정이 맞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인간의 신체 유전자를 B, 신의 신체 유전자를 b라고 단순화해 보자. 그럼 데미갓의 신체 유전자는 Bb로 쓸 수 있다.
이제 분리의 법칙으로 살펴보자. 만약 데미갓끼리 결혼해 그 자손이 태어나면, 다음과 같다.
Bb - Bb
↓
BB(인간 몸) - Bb(인간 몸) - Bb(인간 몸) - bb(신의 몸)
= 인간의 몸 : 신의 몸 = 3 : 1
↓
BB(인간 몸) - Bb(인간 몸) - Bb(인간 몸) - bb(신의 몸)
= 인간의 몸 : 신의 몸 = 3 : 1
즉, 데미갓끼리 결혼하면 25%의 확률로 신의 몸을 가진 자손이 나타날 수 있다.
이번에는 독립의 법칙으로 살펴보자. 유전자에 의해 나타난 생명체의 모양이나 특징을 ‘형질’이라고 한다. 그리고 키가 큰 것과 작은 것처럼 서로 대립 관계에 있는 형질을 ‘대립 형질’이라고 한다. 데미갓들은 크게 인간의 몸과 신의 몸, 인간의 능력과 신의 능력을 각각 대립 형질로 볼 수 있다. 독립의 법칙이란 서로 다른 형질들이 서로 영향을 받지 않고 우열의 법칙과 분리의 법칙에 따라 독립적으로 유전된다는 법칙이다.
인간의 신체 유전자는 B, 신의 신체 유전자는 b, 인간의 능력을 t, 신의 능력을 T라고 하면, 데미갓은 Bb Tt로 쓸 수 있다.
인간의 신체 유전자는 B, 신의 신체 유전자는 b, 인간의 능력을 t, 신의 능력을 T라고 하면, 데미갓은 Bb Tt로 쓸 수 있다.
즉, 데미갓들끼리 결혼하면 인간의 몸과 신의 능력 : 인간의 몸과 인간의 능력 : 신의 몸과 신의 능력 : 신의 몸과 인간의 능력인 후손이 9 : 3 : 3 : 1의 비율로 나타난다.
미궁에 대비하라!
아버지께 편지를 받았어! 그런데…, 미궁에 대비하거라? 엥? 달랑 이게 끝이야?
너무 실망하지 마. 신들은 원래 자식들에게 냉정한 법이야. 하지만 널 걱정해서 편지를 보내신 것만은 분명해.
좋아. 그렇다면 다음 모험은 미궁에서 펼쳐진다는 건가? 그런데 대체 어떻게 대비하라는 말씀이지?
괴물들의 바다에서 돌아온 퍼시 잭슨은 다시 크로노스의 음모를 막기 위해 세상의 모든 곳으로 통하는 미궁을 탐색하러 떠난다. 이곳에서 테세우스의 유령을 만나는데, 그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테네의 영웅으로, 미로를 가장 먼저 탈출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섬나라 크레타의 왕 미노스는 사랑하는 왕비가 나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해 발명가 다이달로스를 시켜 복잡한 미로를 설계한다. 그리고 미노타우로스에게 매해 제물로 어린 아이들을 바쳤다. 테세우스는 이런 끔찍한 일을 멈추기 위해, 스스로 미로 안으로 들어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기로 한다. 그리고 입구 기둥에 실타래를 묶고 들어가 미노타우로스를 처치한 뒤 무사히 미로를 탈출한다.
퍼시 잭슨도 미궁에서 펼쳐질 다음 모험을 대비하려면 미궁 탈출 전략을 배워두는 것이 좋다. 우선, 탈출할 수 없는 미로라면 발도 들여선 안 된다. 악한 신인 크로노스가 탈출 할 수 없는 미로를 만들어놓고, 퍼시 잭슨에게 들어가라고 해서 함정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탈출할 수 없는 미로라는 걸 미리 알 수는 없을까?
‘조르당 곡선 정리’란 수학 이론에 주목해 보자. 먼저, 원을 하나 그려보자. 원은 시작점과 도착점이 같은 도형이다. 이렇게 시작점과 도착점이 같은 도형을 ‘닫힌 곡선’이라고 부른다. 이제 도형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임의의 두 점을 잡아 직선을 그어 보자. 어떠한 점을 잡아도 닫힌 곡선과 만나는 점(●)의 개수는 홀수 개다.
이번에는 도형의 안과 안, 밖과 밖에 임의의 두 점을 잡아 직선을 그어 보자. 이 직선이 닫힌 곡선과 만나는 점의 개수는 언제나 짝수 개가 나온다. 미로를 만났을 때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 직선을 그어 홀수 개의 점이 나오면, 출발점과 도착점이 서로 다른 안과 밖에 있으므로 탈출이 불가능하다. 반대로 짝수 개의 점이 나오면, 출발점과 도착점이 둘 다 안에 있거나 밖에 있기 때문에 길만 잘 찾으면 탈출할 수 있다.
탈출할 수 있는 미로라면 길을 헤매더라도 절대로 겁을 먹고 혼란에 빠지면 안 된다. 시간의 문제일 뿐, 침착하게 미로의 벽을 한 방향으로 계속 따라가면 반드시 출구로 나올 수 있다. 이는 어떠한 미로에서도 가능하며, 미국의 수학자 노버트 위너에 의해 수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한편 프랑스의 수학자 에드워드 루카스는 문제해결 전략을 세워 논리적으로 미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만약 미로를 가다가 막다른 길에 도착하면, 침착하게 바로 앞 갈림길로 간 다음 반대편으로 가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다.
그리고 새로운 갈림길에 도착할 때마다 앞의 길이 막혀 있진 않은지 살펴보고, 막다른 길을 향해 가고 있다는 판단이 들면 길에 표시를 하고 주저없이 되돌아가야 한다. 만약 양쪽 갈림길 모두 표시가 돼 있다면, 그 쪽으로는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