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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5로 이루어진 대상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5개의 팔을 가진 불가사리를 비롯해 오대양(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남극해, 북극해),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오곡(쌀, 보리, 콩, 조, 기장), 오장(간장, 심장, 비장, 폐, 신장) 등 참으로 다양하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숫자 5가 지닌 다양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자.

제1코스 Untouchable Number 5

 

올해 <;언터처블 : 1%의 우정>;이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언터처블은 원래 ‘불가촉천민’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불가촉천민은 ‘이들과 닿기만 해도 부정해진다.’는 생각 때문에 붙여진 명칭으로, 인도의 계급 제도인 카스트에도 포함되지 않는 최하위 계층을 가리킨다.

그런데 수학에도 Untouchable number, 불가촉 ‘수’가 있다. 헝가리 수학자 폴 에르뒤시는 어떤 조건에 절대 닿을 수 없는 수라는 의미에서 불가촉 수를 고안했다. ‘어떤 자연수 n의 *진약수들의 합으로 나타낼 수 없는 자연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3은 4의 진약수인 1과 2의 합으로 표현할 수 있으므로 불가촉 수가 아니다. 모든 소수의 진약수는 1뿐이므로, 1도 불가촉 수가 될 수 없다. 하지만 2는 어떤 자연수의 진약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없으므로 불가촉 수다. 불가촉 수를 몇 개만 나열해 보자.
2, 5, 52, 88, 96, 120, 124, 146, 162, 188 …

위 숫자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두 번째 불가촉 수인 5다. 왜냐 하면 나열된 불가촉 수 중 5를 제외한 나머지 숫자는 모두 짝수이기 때문이다. 혹시 5는 불가촉 수 중 유일한 홀수가 아닐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불가촉 수 중 5가 유일한 홀수’라는 추측은 수학의 유명한 난제 중 하나인 ‘골드바흐의 추측’과 관련이 있다. 골드바흐의 추측이란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으로, 골드바흐의 추측이 증명되면 5에 대한 추측도 밝힐 수 있다.

여기서 잠깐! ‘골드바흐의 추측’과 ‘불가촉 수 중 5가 유일한 홀수’라는 추측의 관련성을 생각해 보자. 만약 골드바흐의 추측이 참이라면, 2보다 큰 짝수 2k는 두 소수 p₁, p₂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2k=p₁+p₂). 이 때 두 소수 p₁, p₂가 서로 다르다면 p₁×p₂의 진약수의 합은 1+p₁+p₂=1+2k가 되어, 2k+1은
불가촉 수가 될 수 없다. 즉, 서로 다른 두 소수의 합으로 이루어진 짝수에 1을 더한 수는 불가촉 수가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소수 3과 7을 이용하면 3+7+1=11이므로, 11은 불가촉 수가 될 수 없다. 3×7=21의 진약수인 1, 3, 7의 합이 11이 되기 때문이다.

5는 1을 포함한 서로 다른 자연수의 합으로 나타내면 1+4=5인데, 4를 약수로 갖는 수는 2도 반드시 약수로 갖는다. 따라서 5는 다른 어떤 자연수의 진약수의 합이 될 수 없다.

*진약수 자기 자신을 제외한 양의 약수.

제2코스 정다면체는 진짜 5개일까?

중학교 1학년 수학 교과서에서는 정다면체를 ‘모든 면이 합동인 정다각형이고, 어떤 꼭짓점에서도 모여 있는 면의 개수가 같은 다면체’라고 소개한다. 이와 더불어 정다면체의 종류는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로 총 5가지라고 배운다.

하지만 정다면체를 중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정의하면, 5개의 정다면체 외에 다른 정다면체도 찾아볼 수 있다. 모양은 좀 신기하지만 울룩불룩하게 생긴 ‘케플러-포인샷 다면체’도 역시 정다면체의 조건을 만족한다.
 

케플러-포인샷 다면체는 오목정다면체에 해당한다. 모양이 울룩불룩해서 정말 정다면체의 조건을 만족하는지 살펴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케플러-포인샷 다면체 중 제법 단순하게 보이는 ‘대형 십이면체’를 살펴보자.

대형 십이면체는 12개의 모든 면이 정오각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꼭짓점에서도 모여 있는 면의 개수가 5개이므로 정다면체가 맞다. 하지만 면과 면이 서로 교차하기 때문에 앞에서 본 볼록정다면체 중 정십이면체보다 그 형태가 매우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도형이 과연 12개의 정오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나머지 케플러-포인샷 다면체도 대형 십이면체 이상으로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으므로, 각각 정다면체인 것을 확인하려면 입체적으로 상상하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오목정다면체의 형태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중학교에서는 다면체를 볼록정다면체에 한정해서 배운다. 정다면체를 볼록정다면체 5개와 오목정다면체 4개를 합쳐서 총 9개라고 배우지 않고, 볼록정다면체 5개만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오목정다면체라는 개념을 다루지는 않기 때문에, 정다면체를 설명할 때 굳이 볼록정다면체라는 조건을 붙이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5개의 정다면체는 각 면이 모두 합동인 정다각형이고, 또 각 꼭짓점에 모이는 면의 개수가 같은 볼록한 다면체다. 볼록정다면체 5가지는 ‘플라톤의 다면체’라고도 한다.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은 볼록정다면체가 5가지뿐이라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당시 우주를 구성하는 4가지 원소라 믿었던 흙, 불, 공기, 물을 각각 정다면체 중 한 가지씩과 연결했다. 흙은 정육면체, 불은 정사면체, 공기는 정팔면체, 물은 정이십면체라 하고, 마지막으로 정오각형으로 이루어진 정십이면체는 우주를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우주가 흙, 불, 공기, 물의 4가지 원소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그것을 정다면체 5가지와 연결시키는 이론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플라톤이 살던 시대만 해도 이 우주론은 굉장히 널리 알려졌다. 그리고 이후 사람들의 우주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제3코스 황금비를 품은 펜타그램과 정오각형

오각형은 영어로 ‘pentagon(펜타곤)’이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국방부의 건물이 오각형이라서 미국 국방부를 펜타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오각형은 지금도 그렇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관심을 갖던 도형이었다.

기원전 그리스의 피타고라스학파는 정오각형에 큰 관심을 갖고, 정오각형의 대각선을 이어 만든 펜타그램(pentagram, 오각별)이라는 도형
을 그들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피타고라스학파가 정오각형에 큰 관심을 보인 이유는 정오각형에서 황금비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금비는 주어진 길이를 가장 이상적으로 나누는 비로, 나눠진 두 길이의 비가 처음 길이와 긴 선분의 길이의 비와 같다는 성질을 갖는다.
이 성질을 이용해 주어진 선분의 길이를 1:a로 나누었을 때, 1:a=a:1+a라는 비례식을 세울 수 있다. (단, a>1)
 



그렇다면 정오각형에서 어떤 두 선분의 길이의 비가 황금비를 이루는 것일까? 바로 정오각형의 한 변과 대각선이다. 이 사실을 정오각형에 숨어 있는 이등변삼각형과 닮음을 이용해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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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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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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