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함께 살펴볼 단원은 ‘부등식’이에요. 부등식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오늘 처방전은 서울 오류중학교 조성오 선생님께 받았습니다. 조성오 선생님은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대영고, 서울사대부고, 청량고, 세종과학고를 거쳐 올해로 10년째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주로 고등학교에 계셔서인지 2007 개정교육과정 교과서(고등학교 수학, 수학I, 미적분과 통계(기본))를 집필하셨죠. 조성오 선생님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모든 학생들이 수학을 사랑하도록 만드시기로 유명하세요. 오늘은 특별히 조성오 선생님의 수업시간을 늘 손꼽아 기다린다는 오류중 3학년 5명과 함께했습니다.
선생님, 궁금합니다!
●선생님, ‘부등식’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나요?
우리는 값을 표현할 때, 종종 실제 값 대신 값의 범위를 이용해 나타내곤 합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이란, 청소년 기본법을 기준으로 9세 이상, 24세 이하인 사람’이라 정의하는 것처럼요. 이럴때는 9세부터 24세까지 일일이 나열하기보다 범위를 이용하면 더욱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11일, 일본의 대지진을 기억하시나요? 지진의 어마어마한 파괴력으로 일본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죠. 그래서 요즘 건물을 새로 지을 때는 일정 규모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다고 해요. 지진의 세기는 ‘리히터 규모’로 나타내는데, 보통 건물은 리히터 규모 6.5의 지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짓습니다. 이때 건물이 견뎌야 하는 지진의 강도를 L이라고 하면, ‘이 건물은 L ≤ 6.5의 지진을 견딜 수 있다’고 부등식을 이용해 나타낼 수도 있겠죠.
하나만 더 살펴봅시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왼쪽 그림과 같은 속도 제한 표지판을 쉽게 볼 수 있죠. 이는 해당 고속도로에서는 110km/h 이하 의 속력으로 주행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이 고속도로의 최저 주행 속도가 50km/h로 정해져 있다면, 이 고속도로에서 주행 가능한 속력을 부등식으로 표현할 수 있어요. 자동차의 속력을 v라고 하면, ‘이 고속도로를 주행하기 알맞은 자동차의 속력은 50 ≤ v ≤110이다’라고 나타낼 수 있을 테니까요. 이처럼 부등식은 일상생활 곳곳에서 이용됩니다. 관심을 가지고 주위를 살펴보면, 여러분도 다양한 생활 속 부등식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한 걸음 더
여러 해를 거쳐 학생들을 지켜본 결과, 부등식의 복병은 음수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문장이 있죠. ‘부등식의 각 변에 같은 음수를 곱하거나 나눌 때는 부등호의 방향이 바뀐다’입니다. 하지만 이 공식이 여러 학생들의 발목을 잡는 건, 해가 가도 변함이 없네요. 공식을 무조건 기계적으로 외우려고 하면, 언젠가는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아요. 절대 잊지 않으려면 공식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쉽겠죠.
만약 12쪽의 화이트보드에 적힌 문제를 푼다고 가정합시다. -1 < x < 2의 각 변에 -2를 곱하고, 5를 더해서 주어진 범위를 구하면 되겠네요. 이때 ‘부등식의 각 변에 같은 음수를 곱하면, 부등호의 방향이 바뀐다’는 성질을 깜빡했다고 합시다. 하지만 곧 뭔가 이상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1 < x < 2의 각 변에 -2를 곱하면 2 < x < -4가 되는데, 세상에 어떤 수도 2보다 크고 -4보다 작은 수는 없죠. 따라서 부등호의 방향을 반대로 바꿔 줘야 합니다. 만약 부등식의 모든 변이 수로 돼 있었다면 덜 헷갈렸을 텐데, 보통 학생들은 미지수 x 때문에 더욱 헷갈린다고 하네요. 여러분은 이번 기회에 x의 덫에서 빠져나오세요.
선생님만 알고 있는 비밀
●선생님, 학생들은 어떤 문제를 만나면 실수하나요?
일차연립부등식을 배울 때, 학생들이 자주 하는 실수를 소개할게요.
A <; B <; C 꼴의 일차연립부등식의 해를 구하는 문제는 주어진 부등식을 A <; B와 B <; C로 나눠 연립부등식을 풀어야 하는데, 학생들이 종종 A <; B와 A <; C로 나눠 연립부등식을 푸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설명할게요.
●조성오 선생님의 ‘부등식의 성질’ 이것만은 꼭 알자!
부등식을 공부하면서 학생들이 꼭 알아두었으면 하는 기본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부등식 양변에 같은 음수를 곱하거나 나누면, 부등호의 방향이 바뀐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세 수 a, b, c에 대해 a <; b일 때, 음수 c를 양변에 곱하거나 나누면 ac >; bc 또는 a/c>; b/c가 되거든요.
따라서 일차부등식 ax >; b(a≠0)의 해를 x >; b/a로 단정 지어서는 안 됩니다. 일차부등식 ax >; b(a≠0)의 해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의 경우로 나뉜다는 사실을 꼭 알고 넘어갑시다.
① a > 0일 때, x > b/a
② a < 0일 때, x < b/a
그리고 학생들은 대개 부등식의 해는 반드시 부등호를 포함해 나타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연립일차부등식의 해는 경우에 따라 방정식처럼 딱 하나의 값이 존재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특수한 형태의 문제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시험에 꼭 출제하려고 하죠. 원래 해가 없는 문제인데, 시험 문제로 접한 학생들은 ‘해가 없는 것’에 대해 많이 당황하더라고요.
또한 부등식의 활용 문제를 많이 어려워하는데, 그중 ‘과부족 문제’ ‘소금물의 농도’ ‘시간·거리·속력’ 문제는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세요. 보통 이 셋 중 하나를 출제하면 정답률이 아주 낮거든요. 하하. 이번 기회에 부등식을 정복해 부등식 문제에서 선생님들이 파놓은 함정을 요리조리 모두 피해 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