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바르바리 해적


피라미드의 새로운 통로를 찾아 낸 허풍과 도형은 거액의 상금을 어디에 쓸지 며칠 동안 계획을 세운다. 결국 터키로 돌아가 편안한 여행을 즐기기로 하는데…. 이게 웬걸? 이들이 탄 배는 터키가 아닌 아프리카로 향하는데….

1 가자, 터키로~!

이집트를 떠나는 날. 아직도 다음 여행지를 결정하지 못한 허풍 일행. 뜻밖에 생긴 거금 때문에 더 많은 여행지를 들르기로 하는데….

“항구로 오긴 했는데 말이야. 어디 보자, 도형아, 우리가 있는 이집트가 여기란다. 가고 싶은 곳이 어디니?”

지도를 펼쳐 놓고 고민하던 끝에 둘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된다.

“터키요!”

“터키로 가자!”

동시에 같은 나라를 외친 두 사람.

“서, 선생님은 왜 터키예요?”

“나야 당연히 미네 아버지의 맛있는 음식 때문이지. 아~, 생각만 해도 행복하구나.”

허풍과 달리 도형은 미네를 떠올리며 터키를 고른다.

“터키행 배를 수소문하다가 터키 국기를 달고 있는 화물선을 찾았단다. 도형아, 어서 가자. 지금 곧출발한다고 하는구나.”

이렇게 터키행 배를 탄 허풍 일행은 각각 다른 생각에 들떠 있다.

“선생님, 뱃사람들은 항해 도중에 퍼즐을 풀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도형아, 난 항해 도중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싶구나.”

“아이~, 선생님, 그러지 말고 이거 같이 풀어요. 작은 육각형 여러 개로 만들어진 큰 육각형 모양이 있어요. 각 육각형의 중심을 하나씩 지나면서 모든 육각형을 하나로 이어야 해요.”
 

작은 육각형 여러 개로 만들어진 큰 육각형 모양이 있어요. 각 육각형의 중심을 하나씩 지나면서 모든 육각형을 하나로 이어야 해요.”
 

도형아, 이게 브릭이라는 건데, 튀긴 음식인데도 느끼하지도 않고 맛있단다! 너도 먹어 봐.”

“아이참, 잘 들으세요. 주황색은 예각, 보라색은 180°, 노란색은 둔각인데, 각각의 중심은 다음에 올 육각형의 중심과 이어져야 해요.”

브릭을 먹느라 정신이 없는 허풍. 도형은 혼자 열심히 문제를 푼다.

2 낯선 시선

허풍은 여객선과 달리 맛있는 먹을거리가 많지 않은 화물선 여행에다 도형의 퍼즐 공격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아, 머리가 빙빙 도는구나. 국기의 동그라미와 달모양, 별 모양이 다 따로 도는 것 같아. 으으으….”

“선생님, 그러고 보니 궁금한 게 있는데요. 원래 터키 국기에 동그라미가 있었나요?”
 

모양이 비슷한 터키 국기(위)와 튀니지 국기(아래).
 

급하게 배를 타느라 국기만 확인했던 허풍 일행. 배가 출발하고 나서야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도형아, 경성 최고의 지식인 허풍을 못 믿겠다는 거냐? 이래 봬도 말이야….”

“바쁘신데 죄송한데요. 이 배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을까요?”

도형이 배의 선장에게 묻는다.

“응? 출발하기 전에 급하게 탔던 꼬마구나. 우리 배는 튀니지행 정기화물선이란다. 3개월 만에 돌아가는 중이지.”

“터키 국기가….”

당황한 허풍은 할 말을 잃는다.

“아, 튀니지 국기가 터키 국기와 비슷하긴 하지요. 같은 이슬람 국가라….”

결국 터키가 아닌 튀니지에 도착한 ‘경성 최고의 지식인’ 과 도형.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지. 쳇!”

“그럼요, 기왕 떠나는 건데 안 가본 곳으로 가는 게 좋죠. 걱정 마세요.”

“그나저나 케밥, 미네네 케밥이…. 와~, 튀니지에도 케밥이 있구나!”

튀니지 항구의 케밥 가게에서 일단 식사를 시작한 허풍 일행. 도형은 케밥을 먹으면서 식당 벽 메모판에 붙은 퍼즐을 풀어 보는데….

“흐음, 숫자는 주위 여덟 칸에 색칠된 칸의 개수이고, 각 행과 열에 무조건 한 칸만 색칠돼야 해요.단, 색칠된 칸 주위 여덟 칸에 색칠된 칸이 있으면 안 돼요. 쉬워 보이지만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퍼즐이에요.”

이를 지켜보는 낯선 이가 있다.

3 납치 사건

“호오, 그걸 풀었단 말이지. 그렇다면 우리 일도 쉽게 진행되겠군!”

퍼즐을 푸는 도형을 지켜보던 낯선 시선의 주인공은 가게를 나서 뒷골목에 있는 누군가에게 보고한다.

“숙소를 찾아야 할 텐데, 나가서 둘러볼까?”

“선생님, 같이 가요~. 저 아직 다 안 먹었다고요.”

밖으로 나온 허풍 일행에게 환한 미소를 띤 청년이 다가온다.

“혹시 여행 중이신가요? 숙소를 찾고 계신다면 깔끔하고 안락한 곳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요.”

“감사합니다. 사실 헤매고 있었거든요.”

 숙소에 도착한 허풍 일행. 방문을 열자 괴한이 습격해 정신을 잃고 만다.

“이제 그만 일어나! 한시가 바쁘다고.”

겨우 정신을 차린 도형 앞에 험상궂게 생긴 한 남자가 상자와 열쇠꾸러미를 꺼내 놓는다.
 

열쇠 꾸러미
 

“자, 열쇠를 맞춰 주실까?”

“무슨 말씀이세요? 전 아무것도….”

“식당에서 손쉽게 퍼즐을 풀더군. 그 정도면 이것도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서두르지 않으면 이 친구가 위험하다.”

남자가 허풍에게 칼을 들이댄다.

“도형아, 너만 믿는다. 너 정도 실력이면 금세 풀 수 있을거야. 도형아~, 도형아. 꼭 풀어야 한다.”

도형은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퍼즐을 풀어 본다.

“1부터 9까지의 숫자 열쇠를 상자에 모두 넣을 수는 없을 것 같고, 이 중 몇 개만을 골라 넣어야 하니까…. 상자 바닥에 새겨진 무늬 개수에 맞게 열쇠를 배치하면 될 것 같아. 그래, 숫자 2를 나타내는 열쇠 바닥에는 무늬가 2개 있어야지.”

4 출항

“왼쪽부터 6354가 되는군. 일단 모든 조건이 준비됐으니 출발하기만 하면 되겠어. 이 녀석들도 함께 간다.”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튀니지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험난하게 지나간다. 다음 날 허풍 일행은 눈이 가려진 채 차에 실려 어딘가로 향한다.

“바로 출항한다. 이제 보물은 우리 손에 들어온 거나 다름없다.”

“와~!”

선장인 듯한 남자의 외침에 큰 함성을 지른다.

“선생님, 선생님, 계세요?”

“어흐흑, 도형아. 크흑, 나 여기 있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큰소리를 내면 안 될 것 같아요. 진정하시고 어찌 된 건지 알아봐야겠어요.”

도형은 밖에서 상당히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바닷냄새가 나는 것으로 보아 항구에 있음을 알아차린다. 허풍 일행은 짐짝처럼 배에 실려 창고 같은 곳에 가둬져 있다.

“선생님, 일단 손과 발은 풀었어요. 다행히 줄이 쉽게 풀렸죠.”

“도형아, 이게 어찌 된 거냐? 아이고.”

“일단 이곳을 나가야 하는데, 배가 출발한 것 같아서 나가도 도망칠 곳이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일단 나가 봐야겠죠?”

“도형아, 그럼 안 나가도 되겠다. 그냥 여기 있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

허풍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창고 문에 달라붙어 자물쇠를 풀고 있는 도형.
 

자물쇠
 

“1, 2, 3, 4, 5 하나의 숫자가 써진 세 칸짜리 막대열쇠가 있고, 자물쇠 가로와 세로에 숫자가 쓰여있으니까…. 음…, 가로와 세로에 써진 숫자는 막대 열쇠를 넣었을 때 각 행과 열에서 만나는 막대 열쇠 속 숫자의 합인 것 같아. 그럼 막대의 위치를 이렇게 바꿔야겠군.”

★ 허풍의 허풍

“생각보다 빨리 해결했군. 역시 보통이 아니야.”

창고 문을 열자마자 선장인 듯한 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허풍은 굳은 결심을 한 듯 의미심장하게 선장 앞에 선다.

“흥, 이따위 자물쇠로 얼마나 시간을 끌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 거지?”

“선생님, 왜 그러세요?”

갑작스럽게 당당한 허풍의 모습에 어리둥절한 도형이 허풍을 말린다.

“도형아, 내가 다 알아서 하마. 이 배의 선장이 당신인가? 듣자하니 보물을 찾으러 가는 것 같은데, 퍼즐을 해결할 사람이 우리밖에 없으니 우리에게 이런 험한 대우는 좋지 않다고 보는데 말이야.”

“그래 너희의 능력은 인정하겠다. 그러니 우리에게 순순히 협조하는 게 좋을 거다.”

“우리가 없으면 보물을 못 찾을 텐데…. 그렇다면 우릴 함부로 죽일 수 없다는 거고, 이런 상황에서 맨입으로 협상하려는 건가?”

당당한 허풍의 모습. 하지만 도형은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는 허풍의 다리를 본다. 과연 허풍의 허풍은 어디까지 통할까? 허풍 일행은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정답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0년 11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진로 추천

  • 역사·고고학
  • 문화인류학
  • 문화콘텐츠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