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차각설계도의 첫 번째 시 ‘선에관한각서 1’과 비슷하면서도 더 함축적으로 보이는 세 번째시 ‘선에관한각서 3’. 여기에는 어떤 수학적 표현과 의미가 숨어 있을까?
‘선에관한각서 3’은 ‘선에관한각서 1’이랑 왠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것 같은데….
그렇지. 1, 2, 3을 가로와 세로로 표시한 것은 ‘선에관한각서 1’과 비슷하지만 여기선 숫자가 3까지밖에 표현되지 않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단국대학교 김용운 석좌교수님은 여기에 집합의 구조가 담겨 있다고 말했지.
집합의 구조요? 아빠 이해하기 어려워요.
장기를 예로 들어 볼게. 장기는 한(漢), 차(車), …, 병(兵)과 같이 각 구성원에게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규칙이 있어. 그런데 왕을 뜻하는 초(楚)와 한(漢), 군사를 뜻하는 병(兵)과 졸(卒)처럼 글자나 모양이 달라도 역할과 규칙이 같은게 있어. 여기서 규칙만 같다면 같은 종류의 장기가 되는 걸 알 수 있지. 이처럼 숫자 1, 4, 7을 3으로 나누면 나머지가 1이 되고, 2, 5, 8은 2가 되고, 3, 6, 9는 0이 되는 특성을 볼 때 이들 각각을 하나로 묶으면 모든 수를 1, 2, 3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거지. 즉 ‘선에관한각서 1’에서 1에서 0까지의 수로 우주를 표현했다면 ‘선에관한각서 3’에서는 소우주를 표현한 셈이야.
괄호 안에 ‘뇌수는부채와같이원에까지펴졌다, 그리고완전히회전하였다’라는 말은 무슨 말이예요? 너무 어려운데….
괄호 안은 시를 설명하는 문구로 볼 수 있어. 여기서 ‘뇌수’는 마음과 정신, 생각 등을 가리켜. 이런 정신이 완벽한 원과 구체에 이르기까지 전개된다면 우주와 통하게 된다는 것이지. 뇌수가 원과 구체에 이르도록 펼쳐진다는 것은 소희가 시로 표현한 춤과 노래에 비유할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