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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인간에게서 ‘잠수 적응 유전자’를 발견하다!

 

안녕! 어과동의 마스코트, 과학마녀 일리야! 지난 주말 햇살 좋고 따뜻한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다녀왔어. 여유롭게 푸른 바다를 구경하는데, 누군가 산소호흡기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더니 깊은 바다에서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일리 : 자기소개를 부탁해!

 

바자우족 : 안녕! 나는 바자우족 원주민이야. 우리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남부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섬과 해안에 살고 있어. 바다 위에 세운 집이나 뗏목 위에서 생활 하면서 작살을 이용해 물고기를 사냥하지.

 

바자우족은 바다에서 1000년이 넘도록 살아왔어. 그래서인지 우리에겐 특별한 잠수 능력이 있지. 별다른 장비 없이도 물속 70m 깊이까지 잠수할 수 있고, 오랫동안 숨을 참을 수도 있어. 비공식 기록이지만, 우리 부족 중 한 사람은 13분 동안이나 잠수했다고 전해져.

 

일리 : 오랫동안 잠수하는 비결이 있니?

 

바자우족 :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의 멜리사 일라도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바자우족이 오랫동안 잠수할 수 있는 비결이 우리의 ‘비장’에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 연구진은 우선 바자우족과 비교할 대상으로 유전적으로 비슷하고 가까운 곳에 사는 육상 부족인 살루안족을 선택했어.

 

연구진은 바자우족 43명과 살루안족 33명의 몸을 초음파로 검사했어. 그 결과, 바자우족 사람들의 비장이 살루안족 사람들보다 약 50% 더 큰 것으로 나타났어. 연구진은 바자우족이 가지고 있는 큰 비장이 잠수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지.

 

일리 : 비장이 크면 잠수를 잘 할 수 있어?

 

바자우족 : 비장은 왼쪽 신장의 위에 있는 기관이야. 수명이 다 된 적혈구와 세균을 제거하여 피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지. 또, 비장은 ‘잠수 반응’에도 관여해. 예를 들어, 사람이 잠수하면 비장은 쪼그라들면서 다른 장기로 피를 보내. 그만큼 중요한 장기로 산소가 공급되어 물속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거지.

 

따라서 바자우족은 비장이 더 큰 만큼 피를 더 많이 보낼 수 있어서 잠수도 더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거야. 나아가 연구진은 바자우족에게서 비장의 크기에 영향을 주는 특별한 DNA를 찾아냈어.

 

일리 : 특별한 DNA를 찾았다고?

 

바자우족 : 응. 연구진은 바자우족과 살루안족의 DNA를 채취했어. 그리고 두 부족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비교해 바자우족의 ‘PDE10A’라는 유전자에 특별한 돌연변이가 일어나 비장의 크기를 키운다는 사실을 찾아냈지. 연구진은 이 변이가 갑상선 호르몬의 수치를 높여서 비장을 크게 만든 것이라 추측하고 있어.

 

연구에 참여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의 에스케 윌러슬레프 교수는 “소수 민족이 알려줄 과학적 사실이 많다”며, “소수 민족이 사라진다면 큰 손실”이라고 말했어. 바자우족이 전통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친구들도 많이 응원해줘!

글 : 이창욱 기자·changwooklee@donga.com
만화 : 박동현

어린이과학동아 2018년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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