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풍초 비밀과학수사대라….”
기숙사 방에 모인 시원이와 친구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에 빠졌어요.
“교장선생님은 ‘자세한 내용은 임무를 진행하며 알게 될 것’이라고 하셨지만, 임무가 언제 올지 모르겠어.”
“아우, 궁금해 죽겠네!”
그 순간, 방이 흔들렸어요.
“지진이다!”

운동장에는 교장선생님이 방송하신대로 대피한 학교 친구들이 가득했어요. 삼삼오오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 친구들의 표정은 모두 어두웠어요. 다행히 물건이 떨어져 깨지거나 사람이 다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방안의 가구가 흔들릴 만큼 진동이 격렬했으니까요. 태어나서 처음 지진을 겪었다는 금만이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을 정도였어요.
“규모 5.0이 넘는 지진이 바로 이 부근에서 일어나다니…. 큰 단층이라도 있었나?”
지구과학에 관심이 많은 지원군 선배는 어느 새 분석에 들어간 듯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었어요. 지진 대피 요령에 따라 미리 문을 열어놓은 것도 지원군 선배였지요.
“잠깐 흔들리고 말겠지 했는데, 바로 더 강한 진동이 올 때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간 곳에서 지진을 겪은 적이 있는 오로라도 이번 지진에는 많이 놀란 모양이었어요.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인솔하던 수위아저씨도 진동이 두 번 연속 일어났기 때문에 대피부터 하던 몇몇 친구가 계단에서 꼼짝도 못 하는 일이 있었다고 알려 주었지요.
“많이 놀랐구나. 그래도 다들 무사히 대피해서 정말 다행이야.”
“교장선생님! 몸 괜찮으세요?”
시원이와 친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던 도중 교장선생님이 불쑥 나타났어요. 다 나았다고 웃던 교장선생님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속삭였어요.
“비밀과학수사대의 첫 임무다. 이번 지진의 진원과 진앙을 너희 힘으로 찾아내 보거라.”
“규모 5.0이 넘는 지진이 바로 이 부근에서 일어나다니…. 큰 단층이라도 있었나?”
지구과학에 관심이 많은 지원군 선배는 어느 새 분석에 들어간 듯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었어요. 지진 대피 요령에 따라 미리 문을 열어놓은 것도 지원군 선배였지요.
“잠깐 흔들리고 말겠지 했는데, 바로 더 강한 진동이 올 때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간 곳에서 지진을 겪은 적이 있는 오로라도 이번 지진에는 많이 놀란 모양이었어요.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인솔하던 수위아저씨도 진동이 두 번 연속 일어났기 때문에 대피부터 하던 몇몇 친구가 계단에서 꼼짝도 못 하는 일이 있었다고 알려 주었지요.
“많이 놀랐구나. 그래도 다들 무사히 대피해서 정말 다행이야.”
“교장선생님! 몸 괜찮으세요?”
시원이와 친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던 도중 교장선생님이 불쑥 나타났어요. 다 나았다고 웃던 교장선생님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속삭였어요.
“비밀과학수사대의 첫 임무다. 이번 지진의 진원과 진앙을 너희 힘으로 찾아내 보거라.”



최근 우리나라에 큰 지진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놀랐어요. 경주시 아래쪽에 있는 ‘양산단층대’의 단층이 움직여서 일어난 지진이었지요. 9월 12일 발생한 뒤, 약 2주가 지난 9월 말까지도 450회가 넘는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지진은 어떻게 일어나고, 또 어떻게 지상까지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지구는 서로 다른 물질들이 겹겹이 쌓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요. 가장 중앙에는 높은 압력 때문에 단단한 고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철 덩어리인 ‘내핵’이 있어요. 그 바깥쪽에는 액체 상태의 철과 니켈이 ‘외핵’을 이루고 있고요. 암석 성분은 외핵 바깥쪽의 ‘맨틀’에서부터 나타나요. 맨틀은 고체와 액체의 중간 상태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어요. 그 위를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각’이 둘러싸고 있답니다.
지각은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뉜 채 맨틀 위에서 움직이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서로 부딪히거나 밀게 돼요. 한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들어가며 마찰을 일으키기도 하죠. 이 과정에서 암석끼리 충돌하거나, 계속 힘을 받은 암석이 더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 지진이 발생하게 되지요.
지진은 지하 수백km에 위치한 맨틀과 지각의 경계면에서부터 지상에서 1~5km 내외의 얕은 지점까지 다양한 곳에서 일어날 수 있어요. 만약 진원의 깊이가 깊다면, 지진의 규모가 크더라도 지상에까지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어요. 반면 3.0 같은 작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지상에서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면 사람들이 사는 곳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답니다.


P파, S파
진원에서 가까운 지역에는 P파와 S파가 거의 동시에 도착하지만, 진원에서 멀어질수록 P파와 S파의 도착 시간 사이의 간격이 길어진다. 이 간격을 ‘PS시’라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PS시를 조사하면 지진계가 설치된 지역에서 진원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 있다.
진원에서 가까운 지역에는 P파와 S파가 거의 동시에 도착하지만, 진원에서 멀어질수록 P파와 S파의 도착 시간 사이의 간격이 길어진다. 이 간격을 ‘PS시’라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PS시를 조사하면 지진계가 설치된 지역에서 진원까지의 거리를 구할 수 있다.

지진파
지진이 발생하면 진원을 중심으로 에너지가 파동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이 파동을 ‘지진파’라고 한다. 지진파는 진행 방향으로 진동하는 P파와, 진행 방향에 직각으로 진동하는 S파로 나뉜다. P파는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진원에서 떨어진 지역에 먼저 도착하지만, 땅을 앞뒤로 흔드는데다 파괴력도 약해서 비교적 적은 피해를 입힌다. 반면 S파는 진동폭과 에너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땅을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며 큰 피해를 입힌다.
[암석이 깨지면서 지진이 처음 일어나는 땅속 지점을 ‘진원’, 진원 바로 위에 위치한 지상 지점을 ‘진앙’이라고 한다. 진앙은 지진의 영향을 가장 빨리 받는 곳으로, 지진의 규모가 클수록 진앙의 넓이도 넓어진다.]
지진이 발생하면 진원을 중심으로 에너지가 파동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이 파동을 ‘지진파’라고 한다. 지진파는 진행 방향으로 진동하는 P파와, 진행 방향에 직각으로 진동하는 S파로 나뉜다. P파는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진원에서 떨어진 지역에 먼저 도착하지만, 땅을 앞뒤로 흔드는데다 파괴력도 약해서 비교적 적은 피해를 입힌다. 반면 S파는 진동폭과 에너지가 매우 크기 때문에 땅을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며 큰 피해를 입힌다.
[암석이 깨지면서 지진이 처음 일어나는 땅속 지점을 ‘진원’, 진원 바로 위에 위치한 지상 지점을 ‘진앙’이라고 한다. 진앙은 지진의 영향을 가장 빨리 받는 곳으로, 지진의 규모가 클수록 진앙의 넓이도 넓어진다.]

이번 경주 지진을 통해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내진설계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과정을 말해요.
지진이 났을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벽돌을 쌓고 그 사이를 시멘트로 굳힌 건물이에요. 철근처럼 건물 벽을 지지해 주는 뼈대가 없고, 벽돌 사이의 접착제만으로 버티고 있기 때문에 작은 흔들림에도 쉽게 움직일 수 있거든요.
특히 우리나라의 오래된 학교 건물은 대부분 벽돌이나 시멘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지진에 약한 편이에요. 그래서 지진이 일어나면 진동이 멈추자마자 침착하게 운동장으로 대피해 최대한 안전을 확보해야 한답니다.
재료가 너무 단단하기만 한 건물도 위험해요. 예를 들어 거센 바람을 맞았을 때, 탄성이 강한 대나무는 휘어졌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어요. 하지만 단단하고 곧은 활엽수 나뭇가지들은 힘을 견디지 못하고 뚝뚝 부러지지요. 마찬가지로 건물을 짓는 재료가 탄성이 부족하면 흔들렸을 때 쉽게 무너질 수 있어요. 그래서 내진설계를 적용할 때는 단단한 강철에 연철을 섞어 강하면서도 잘 휘어지도록 만들어요.
고층건물은 지진이 나면 많이 흔들릴 수 있어요. 진자를 흔드는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줄 끝을 조금만 흔들어도 줄 끝의 추는 먼 거리를 오가지요. 같은 원리로 건물의 층수가 높아질수록 진동이 크게 일어날 수 있어요.
또 건물이 원래 갖고 있는 *고유진동수와 지진파의 주기가 일치할 경우, 진동수가 두 배 이상으로 커지는 ‘공진’이 일어나 건물이 더욱 심하게 흔들릴 수 있어요. 실제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도쿄의 30층 이상 고층건물의 최고층은 1m 이상 흔들렸답니다.
* 고유진동수 : 고체나 액체가 갖고 있는 원래의 진동수. 물체가 단단할수록 진동수가 크다.

대지진 당시, 도쿄의 30층 이상 고층건물의 최고층은 1m 이상 흔들렸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고층건물이나 큰 다리를 지을 때 건물 아래에 고무 등의 탄성이 높은 재료로 만든 ‘면진장치’를 설치해요. 고층건물의 거대한 철제 골격이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면, 바닥이 흔들릴 때 골격도 같이 흔들리며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바닥과 골격 사이에 면진장치를 끼우면, 지진이 일어나도 면진장치가 유연하게 움직이며 진동을 흡수해 줘서 고층건물이 안전하게 버틸 수 있답니다.
수십 층 이상의 초고층건물은 꼭대기에 ‘감쇠장치’라고 부르는 장치를 얹어 건물 자체가 흔들리는 걸 방지하기도 해요. 감쇠장치는 큰 추나 거대한 물탱크로 이루어져 있어요. 지진 같은 진동은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다른 진동을 만나면 서로 합쳐지며 에너지가 없어지게 돼요. 이 원리를 이용해, 건물 꼭대기에 추나 물을 얹어 놓고 지진의 진동과 반대 방향으로 흔들리게 해서 지진의 진동에너지를 없앤답니다.
“다들 잘 해냈구나. 실제 진원 깊이와 거의 차이가 없는 위치를 계산해냈어.”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 아침, 비밀과학수사대는 교장선생님께 정보를 보고했어요. 교장선생님은 크게 칭찬해 주셨지요. 비밀과학수사대 친구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첫 임무를 무사히 마친 것을 기뻐했답니다. 그 순간 오로라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어요.
“그런데 질문 하나, 아니 세 개만 해도 될까요?”
“그래. 마음껏 하렴.”
교장선생님은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어요. 오로라는 잠시 침을 꿀꺽 삼킨 후, 굳은 표정으로 말을 시작했어요.
“우리 학교에 정말 ‘비밀과학집단’이 존재하나요? 왜 굳이 ‘비밀과학수사대’를 만드신 거죠?”
“야, 오로라!”
시원이가 말렸지만 오로라는 말을 멈추지 않았어요.
“교장선생님께선 저희가 비밀과학집단에 맞서길 바라시는 건가요?”
그래서 일본에서는 고층건물이나 큰 다리를 지을 때 건물 아래에 고무 등의 탄성이 높은 재료로 만든 ‘면진장치’를 설치해요. 고층건물의 거대한 철제 골격이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면, 바닥이 흔들릴 때 골격도 같이 흔들리며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바닥과 골격 사이에 면진장치를 끼우면, 지진이 일어나도 면진장치가 유연하게 움직이며 진동을 흡수해 줘서 고층건물이 안전하게 버틸 수 있답니다.
수십 층 이상의 초고층건물은 꼭대기에 ‘감쇠장치’라고 부르는 장치를 얹어 건물 자체가 흔들리는 걸 방지하기도 해요. 감쇠장치는 큰 추나 거대한 물탱크로 이루어져 있어요. 지진 같은 진동은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다른 진동을 만나면 서로 합쳐지며 에너지가 없어지게 돼요. 이 원리를 이용해, 건물 꼭대기에 추나 물을 얹어 놓고 지진의 진동과 반대 방향으로 흔들리게 해서 지진의 진동에너지를 없앤답니다.
“다들 잘 해냈구나. 실제 진원 깊이와 거의 차이가 없는 위치를 계산해냈어.”
지진이 발생한 다음날 아침, 비밀과학수사대는 교장선생님께 정보를 보고했어요. 교장선생님은 크게 칭찬해 주셨지요. 비밀과학수사대 친구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첫 임무를 무사히 마친 것을 기뻐했답니다. 그 순간 오로라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어요.
“그런데 질문 하나, 아니 세 개만 해도 될까요?”
“그래. 마음껏 하렴.”
교장선생님은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어요. 오로라는 잠시 침을 꿀꺽 삼킨 후, 굳은 표정으로 말을 시작했어요.
“우리 학교에 정말 ‘비밀과학집단’이 존재하나요? 왜 굳이 ‘비밀과학수사대’를 만드신 거죠?”
“야, 오로라!”
시원이가 말렸지만 오로라는 말을 멈추지 않았어요.
“교장선생님께선 저희가 비밀과학집단에 맞서길 바라시는 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