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어두운 데서 책을 읽지 않나, 스마트폰만 한참 들여다보질 않나….”
“얘 때문에 정말 피곤해서 못살겠어!”
신학기가 시작돼 피곤한 경태가 책상에서 졸다가 눈을 떴어요. 그러자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졌어요. 바로 성난 눈알들이 자신을 노려보며 원망하는 게 아니겠어요?
“야, 안경태! 너 눈에 대해 제대로 알고나 이렇게 우릴 혹사시키는 거야? 지금부터 우리가 하는 말 잘 들어. 안 그럼 우리 가출할 거야!”

어떻게 보이나요?
사람이 뭔가를 보려면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눈의 표면을 덮고 있는 투명한 각막을 통해 눈에 들어와야 돼요. 각막을 통해 굴절된 빛은 동공을 통과하고, 수정체와 유리체를 거쳐 망막에서 상을 맺지요. 그럼 시신경이 망막에 맺힌 상을 뇌로 전달해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거예요.
자, 이제 위에 있는 사자와 우리 그림을 보세요. 왼쪽에는 사자, 오른쪽에는 우리가 있지요? 사자와 우리 중간쯤을 쳐다보다가 그림을 천천히 눈 가까이로 이동시켜 보세요. 어느 순간 사자와 우리가 겹쳐지며 마치 사자가 우리에 갇힌 것처럼 보일 거예요.
이 지점에서 다시 그림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그러면 사자와 우리가 순간순간 번갈아가며 뒤바뀌는 현상도 볼 수 있을 거예요.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날까요?
사람이 뭔가를 보려면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눈의 표면을 덮고 있는 투명한 각막을 통해 눈에 들어와야 돼요. 각막을 통해 굴절된 빛은 동공을 통과하고, 수정체와 유리체를 거쳐 망막에서 상을 맺지요. 그럼 시신경이 망막에 맺힌 상을 뇌로 전달해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거예요.
자, 이제 위에 있는 사자와 우리 그림을 보세요. 왼쪽에는 사자, 오른쪽에는 우리가 있지요? 사자와 우리 중간쯤을 쳐다보다가 그림을 천천히 눈 가까이로 이동시켜 보세요. 어느 순간 사자와 우리가 겹쳐지며 마치 사자가 우리에 갇힌 것처럼 보일 거예요.
이 지점에서 다시 그림을 가만히 지켜보세요. 그러면 사자와 우리가 순간순간 번갈아가며 뒤바뀌는 현상도 볼 수 있을 거예요.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날까요?

뇌에서 벌어지는 두 눈의 경쟁
사람의 눈은 두 개예요. 따라서 사물을 볼 때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이미지는 조금씩 달라요. 안 믿겨진다고요? 지금 한 손에 펜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을 번갈아 가려가며 펜을 보세요. 펜의 위치가 미세하게 오른쪽과 왼쪽으로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뇌는 양쪽 눈을 통해 들어온 두 개의 이미지를 잘 합쳐서 하나로 보게 해 줘요. 이를 ‘융합 기능’이라고 해요. 그런데 어차피 두 눈에서 보낸 이미지를 뇌에서 하나로 합칠 텐데, 눈은 뭐 하러 두 개나 달려 있을까요?

눈에 이상이 없어도 실명할 수 있다?!
여러분의 반에는 몇 명이 안경을 쓰고 있나요? 2014년 교육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 1학년은 4분의 1, 4학년은 절반 정도가 시력 0.7 이하인 시력이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시력이란 물건을 눈으로 보고 똑똑히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이에요. 보통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기의 시력은 0.2예요. 그러다 3살이 되면 0.4의 시력을 갖추고, 6살이 되면 시력발달이 완성돼 1.0의 정상시력을 갖게 된답니다.
그런데 눈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시력이 0.8 이상 나오지 않거나, 두 눈의 시력이 0.2 이상 차이가 나는 어린이들이 있어요. 이를 ‘약시’라고 해요. 약시를 가진 어린이는 안경을 써도 렌즈를 껴도 시력이 나오지 않아 잘 보이지 않지요. 약시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굴절이상’과 ‘사시’예요. 먼저 굴절이상은 눈을 통해 들어온 빛이 망막에 제대로 상을 맺지 못해 물체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눈 질환이에요. 근시와 원시, 난시가 여기에 속하지요.
근시는 망막 앞에 상이 맺히면서 멀리 있는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고, 원시는 망막 뒤에 상이 맺혀 가까이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아요. 한편 난시는 각막이나 수정체의 굴절면이 고르지 않아 물체를 선명하게 보지 못하지요. 의 정상시력을 갖게 된답니다.

한편, 사시는 두 눈이 서로 다른 쪽을 보는 눈 질환이에요. 눈 근육이나 신경에 이상이 있으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어요. 사시가 발생하면 두 눈이 뇌로 서로 다른 정보를 전달해 뇌에 혼란이 오지요.
이렇게 굴절이상이나 사시 때문에 뇌로 정상적인 시각 정보가 전달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뇌는 처음엔 양쪽 눈에서 보내오는 시각 정보를 다 받아들여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정상인 눈이 보내 주는 정보만을 받아들이지요.
그럼 한쪽 눈으로만 보는 셈이니 입체감과 거리 감각이 떨어질 거예요.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눈만 자꾸 발달하는 한편, 나쁜 쪽 눈은 퇴화해 시력이 나오지 않게 돼요. 즉, 시신경이나 눈에 큰 문제가 없어도 뇌가 보려고 하지 않아 결국 실명으로까지 이어지는 약시가 되는 거지요.
다행스럽게도 약시는 시력발달이 완성되기 전에 발견해 빨리 치료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시력을 지킬 수 있어요. 따라서 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린이의 시력 관리는 매우 중요하답니다.



시력은 뇌가 결정한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허블과 토르스튼 위젤 교수는 1960년대 시각 정보가 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연구했어요. 두 사람은 한쪽 눈을 실명시킨 동물을 이용해 시력이 뇌의 문제라는 사실을 증명했지요.
먼저 이들은 갓 태어난 고양이의 한쪽 눈꺼풀을 꿰매 앞을 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가 고양이가 다 자란 뒤 실밥을 풀어 주었어요. 그러자 꿰맸던 쪽의 눈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력이 나오지 않았어요. 즉, 약시가 된 거예요. 허블과 위젤은 고양이의 뇌도 살펴봤어요. 그 결과 정상인 눈 쪽의 뇌 영역이 할 일이 없어진 반대쪽 뇌의 영역을 침범해 확장돼 있었어요.
이 실험을 통해 허블과 위젤은 시각 경험이 뇌 회로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뇌의 시각피질이 발달하려면 아주 어릴 때 두 눈 모두 시각 경험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반대로 이 시기에 눈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시각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뇌의 능력을 잃어버린다는 사실도요. 두 사람은 시각 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아 198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답니다.

뇌를 이용해 시력을 되살려라!
시력이 뇌의 문제라면 뇌를 이용해 시력을 되살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우리 뇌는 학습과 경험에 의해 계속 스스로를 변화시켜요. 신경세포(뉴런) 간의 연결을 늘리거나 없애기도 하고, 연결 길이를 늘리기도 하지요.
이렇게 뇌가 자극에 의해 변화되는 능력을 ‘신경가소성’이라고 해요. 뇌의 신경가소성은 어린 시절 가장 활발하다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떨어져요. 그래서 어린 시절 새로운 언어나 운동 등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거지요.
약시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인 ‘가림치료’는 뇌의 신경가소성을 이용한 방법이에요. 가림치료란 시력이 잘 안 나오는 눈을 되살리기 위해 반대로 잘 보이는 눈을 가리는 치료예요. 시력 발달이 더딘 쪽의 뇌를 발달시키기 위해 시력이 약한 눈에만 시각 자극을 많이 주는 거지요. 그럼 시각 자극을 많이 받은 쪽의 신경 경로가 활발하게 바뀌어 결국 약시를 치료할 수 있답니다. 이런 가림치료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허블과 위젤의 연구 덕분이지요.

달리기로 약시를 치료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허블과 위젤의 연구를 바탕으로 시력발달이 어린 시절에 중요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반드시 어린 시절에 눈 치료를 해야만 효과가 있다고 믿었어요. 만약 만 4~5세가 넘었다면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법을 배울 수 없기 때문에 시력 회복이 더디거나 불완전하다고 말해왔지요.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이와 다른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의 마이클 스트라이커 박사 연구팀은 2010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달리기를 하면 시각 자극에 대한 뇌 반응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달리기를 하면 걷거나 가만히 있을 때보다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시각 정보가 뇌로 들어오기 때문에 뇌의 반응성이 높아진 거였죠.
연구팀은 2014년 다시 한 번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어요. 이번에는 쥐의 한쪽 눈을 약시로 만든 뒤, 3주간 하루 4시간씩 달리기를 하도록 해 시각을 자극한 거예요. 그리고 2주 뒤 뇌를 관찰한 결과, 약시였던 눈쪽의 뇌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관찰할 수 있었어요.
즉, 어린 시절 약시가 돼 시력을 잃은 쥐에게 달리기를 통한 시각 자극을 주자 뇌가 변화되며 시력을 회복한 거지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허블과 토르스튼 위젤 교수는 1960년대 시각 정보가 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연구했어요. 두 사람은 한쪽 눈을 실명시킨 동물을 이용해 시력이 뇌의 문제라는 사실을 증명했지요.
먼저 이들은 갓 태어난 고양이의 한쪽 눈꺼풀을 꿰매 앞을 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가 고양이가 다 자란 뒤 실밥을 풀어 주었어요. 그러자 꿰맸던 쪽의 눈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력이 나오지 않았어요. 즉, 약시가 된 거예요. 허블과 위젤은 고양이의 뇌도 살펴봤어요. 그 결과 정상인 눈 쪽의 뇌 영역이 할 일이 없어진 반대쪽 뇌의 영역을 침범해 확장돼 있었어요.
이 실험을 통해 허블과 위젤은 시각 경험이 뇌 회로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뇌의 시각피질이 발달하려면 아주 어릴 때 두 눈 모두 시각 경험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반대로 이 시기에 눈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시각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뇌의 능력을 잃어버린다는 사실도요. 두 사람은 시각 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아 198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답니다.

뇌를 이용해 시력을 되살려라!

시력이 뇌의 문제라면 뇌를 이용해 시력을 되살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우리 뇌는 학습과 경험에 의해 계속 스스로를 변화시켜요. 신경세포(뉴런) 간의 연결을 늘리거나 없애기도 하고, 연결 길이를 늘리기도 하지요.
이렇게 뇌가 자극에 의해 변화되는 능력을 ‘신경가소성’이라고 해요. 뇌의 신경가소성은 어린 시절 가장 활발하다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떨어져요. 그래서 어린 시절 새로운 언어나 운동 등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거지요.
약시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인 ‘가림치료’는 뇌의 신경가소성을 이용한 방법이에요. 가림치료란 시력이 잘 안 나오는 눈을 되살리기 위해 반대로 잘 보이는 눈을 가리는 치료예요. 시력 발달이 더딘 쪽의 뇌를 발달시키기 위해 시력이 약한 눈에만 시각 자극을 많이 주는 거지요. 그럼 시각 자극을 많이 받은 쪽의 신경 경로가 활발하게 바뀌어 결국 약시를 치료할 수 있답니다. 이런 가림치료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허블과 위젤의 연구 덕분이지요.

달리기로 약시를 치료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허블과 위젤의 연구를 바탕으로 시력발달이 어린 시절에 중요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반드시 어린 시절에 눈 치료를 해야만 효과가 있다고 믿었어요. 만약 만 4~5세가 넘었다면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법을 배울 수 없기 때문에 시력 회복이 더디거나 불완전하다고 말해왔지요.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이와 다른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의 마이클 스트라이커 박사 연구팀은 2010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달리기를 하면 시각 자극에 대한 뇌 반응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달리기를 하면 걷거나 가만히 있을 때보다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시각 정보가 뇌로 들어오기 때문에 뇌의 반응성이 높아진 거였죠.
연구팀은 2014년 다시 한 번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어요. 이번에는 쥐의 한쪽 눈을 약시로 만든 뒤, 3주간 하루 4시간씩 달리기를 하도록 해 시각을 자극한 거예요. 그리고 2주 뒤 뇌를 관찰한 결과, 약시였던 눈쪽의 뇌기능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관찰할 수 있었어요.
즉, 어린 시절 약시가 돼 시력을 잃은 쥐에게 달리기를 통한 시각 자극을 주자 뇌가 변화되며 시력을 회복한 거지요.


학습으로 시력을 되살린다! 프라카시 프로젝트
인도의 시각장애인 야다브는 눈 질환으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실명했어요. 그리고 18년 뒤 수술을 통해 눈을 치료하고, 1년 넘게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법을 훈련한 결과 사물의 형태와 색을 분간할 수 있게 됐지요. 그리고 현재는 안경을 끼고 신문의 큰 제목을 읽을 정도로 볼 수 있어요.
야다브가 시력을 되찾은 건 ‘프라카시 프로젝트’ 덕분이에요. 인도는 세계에서 어린이 실명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예요. 이들 대부분은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쳐 시각장애인이 되고 말지요. 프라카시 프로젝트는 태어날 때부터 시력을 잃은 어린이 실명환자들을 무료로 수술해 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프로젝트예요. 2003년 미국 MIT의 파완 신하 교수에 의해 시작돼 지금까지 야다브와 같은 어린이 실명 환자 수백 명을 무료로 수술해 줬어요.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던 어린이들이 시력을 얻게 된 뒤 뇌가 어떻게 빛을 인지하고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지 꾸준히 관찰했지요.
처음에는 수술 후에도 뇌가 시각 자극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점차 사물의 형태와 색을 구별하고 점점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됐지요. 파완 신하 교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의 뇌가 경험과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도 시각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물론 경험과 학습을 통한 뇌의 변화에도 한계는 있어서 완전하게 시력을 회복하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실명환자들이 사물의 형태와 색, 사람의 얼굴을 구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커요. 이제 과학자들은 시각의 어떤 부분이 선천적인지, 또 어떤 부분이 경험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하고 있답니다.
인도의 시각장애인 야다브는 눈 질환으로 인해 태어나자마자 실명했어요. 그리고 18년 뒤 수술을 통해 눈을 치료하고, 1년 넘게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법을 훈련한 결과 사물의 형태와 색을 분간할 수 있게 됐지요. 그리고 현재는 안경을 끼고 신문의 큰 제목을 읽을 정도로 볼 수 있어요.
야다브가 시력을 되찾은 건 ‘프라카시 프로젝트’ 덕분이에요. 인도는 세계에서 어린이 실명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예요. 이들 대부분은 열악한 의료 환경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쳐 시각장애인이 되고 말지요. 프라카시 프로젝트는 태어날 때부터 시력을 잃은 어린이 실명환자들을 무료로 수술해 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프로젝트예요. 2003년 미국 MIT의 파완 신하 교수에 의해 시작돼 지금까지 야다브와 같은 어린이 실명 환자 수백 명을 무료로 수술해 줬어요.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했던 어린이들이 시력을 얻게 된 뒤 뇌가 어떻게 빛을 인지하고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지 꾸준히 관찰했지요.
처음에는 수술 후에도 뇌가 시각 자극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점차 사물의 형태와 색을 구별하고 점점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됐지요. 파완 신하 교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의 뇌가 경험과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도 시각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물론 경험과 학습을 통한 뇌의 변화에도 한계는 있어서 완전하게 시력을 회복하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실명환자들이 사물의 형태와 색, 사람의 얼굴을 구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커요. 이제 과학자들은 시각의 어떤 부분이 선천적인지, 또 어떤 부분이 경험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하고 있답니다.


혀로도 본다고?
시각장애인들이 혀로 앞을 볼 수 있게 도와 주는 장치가 있어요. ‘브레인포트V100’이란 장치는 카메라가 달린 안경과 조작기, 그리고 입에 물면 혀에 400개의 전기 자극을 줄 수 있는 작은 칩으로 이뤄져 있지요.
브레인포트V100은 안경에 달린 카메라로 사물을 인식해 이를 전기신호로 바꿔요. 그럼 이 전기신호가 칩으로 전달돼 혀에 자극을 주지요. 혀에서 받은 자극은 뇌로 전달돼 시각 신호를 만들어요. 자극은 톡톡 튀는 사탕을 먹는 정도예요. 이때 강한 자극은 흰색, 무자극은 검은색, 중간 정도의 자극은 회색으로 인식돼 2차원 흑백 이미지를 볼 수 있지요.
시각장애인은 훈련을 통해 사물의 윤곽 정도를 인식할 수 있다고 해요. 실제로 이 장치를 사용한 시각장애인 74명 중 69%가 1년 뒤 사물을 인식하는 데 성공했지요. 이 장치는 인공망막에 비해 매우 저렴하면서도 시각장애인을 도울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답니다.



인공망막 수술 세계 최초 성공!
망막의 역할을 대신하는 인공망막을 만들려면 빛을 받아들인 뒤, 빛이 가진 정보를 전기신호로 바꾸고 이 신호를 시신경에 전달하는 장치가 필요해요. 여기에 전원공급 장치도 있어야 하지요. 그런데 많은 장치를 눈에 넣을 정도로 작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인공망막의 여러 장치를 신체 내부와 외부로 나눠서 설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다양한 인공망막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아르구스2’예요. 아르구스2는 카메라가 찍은 이미지를 전기신호로 바꾼 뒤, 망막에 이식한 전극판이 망막세포를 자극하면 뇌에서 이 신호를 받아 사물을 볼 수 있는 원리예요. 지난해 7월, 노인성 눈 질환을 앓던 영국의 80세 남성의 시력을 회복시키며 더욱 유명해졌지요. 아르구스2를 이식받은 남성은 이제 사람의 윤곽과 사물의 형체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답니다.
하지만 인공망막의 기능은 아직 눈앞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사람의 손 크기를 알아보는 정도예요. 또한 수술과 치료비용은 거의 3억 원이나 돼요. 따라서 앞으로 실제 눈처럼 더욱 정교하게 물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비용도 낮춰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