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TV프로그램을 즐겨보던 썰렁홈즈에게 어느 날, 영상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저는 복면가왕에 나가고자 1000일 동안 노래연습만 해 온 ‘롤라 자파저’라고 해요. 이제 막 연습을 끝내고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는데,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겼어요. 지금 당장 방송국 대기실로 와주세요, 썰렁홈즈!”
급히 방송국 대기실로 찾아간 썰렁홈즈 앞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가면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칸막이 뒤에서 얼굴을 숨긴 채 출연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썰렁홈즈가 온 걸 본 ‘롤라 자파저’가 칸막이 뒤에서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썰렁홈즈님 와 주셨군요! 방송에 나가 노래를 하려면 가면을 써야 하는데, 도대체 제 가면이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제 가면을 찾아 주실 수 있겠죠?”
썰렁홈즈의 도움으로 가면을 찾아 쓴 롤라 자파저. 하지만 좋아하는 기색도 없이 낙심하며 썰렁홈즈에게 종이를 내민다.
“휴~, 정말 어렵네요. 복면가왕에서는 부를 노래를 지정해 주는데, 곡 제목을 미리 알려 주지 않아요. 이 종이에 적힌 글자를 잘 보고 제가 부를 노래를 찾아내 불러야 한대요. 노래 연습할 시간도 얼마 없는데…. 어떡하죠, 썰렁홈즈?”
썰렁홈즈 덕분에 이제 롤라 자파저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었는데…. 그건 바로 무대 의상!
“무대 의상은 무척 중요해요. 제 노래를 더욱 돋보이게 해 줄 테니까요. 그런데 제작진이 알려 준 무대 의상 소개 종이가 이렇게 뜯어져 버렸어요. 제가 입어야 할 옷은 저기 걸린 옷들 중에서 어떤 걸까요?”\
썰렁홈즈는 뿌듯한 마음을 안고 이제 방청석으로 가서 노래 감상을 할 준비를 한다. 그런데 이때, 롤라 자파저가 다시 썰렁홈즈를 붙잡는데….
“마지막으로 제 마이크만 좀 찾아 주세요. 저기 마이크를 충전하고 있는데 제대로 충전된 마이크를 들고 가야 노래를 끝까지 마칠 수 있어요. 썰렁홈즈님이라면 제대로 충전된 마이크를 고르실 수 있겠죠?
썰렁홈즈, 놀라 자빠지다?!
“롤라 자파저 대신 무대에 올라 주세요!”
이게 웬일? 담당 PD가 썰렁홈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롤라 자파저가 무대에 오르기 직전 목이 잠겨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된 것이었다!
“예? 저…, 전…, 고음…불….”
썰렁홈즈는 극구 사양을 했지만 결국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고음불가인 썰렁홈즈의 쇳
소리에 방청객들이 모두 놀라 자빠지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말았다! 흑…, 썰렁홈즈 지못미…!
그림 : 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