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태
명태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팔방미인이에요. 속살을 찜이나 구이로 즐기기도 하고 내장은 창란젓으로, 알은 명란젓으로 만들어 먹지요. 심지어 아가미도 귀세미젓으로 만들어 먹는답니다. 또 우리가 자주 보는 어묵이나 게맛살도 알고 보면 주재료가 명태살이에요. 그러니 우리 식탁에 매일 명태가 올라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명태는 우리나라, 일본, 미국 북부 등 북태평양에 주로 사는 어류예요. 연한 갈색이나 푸른색 바탕에 진한 갈색 등무늬가 있고, 등지느러미 3개, 뒷지느러미 2개를 갖고 있는 게 특징이지요. 이런 생김새는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대구와 꼭 닮았답니다.
그런데 요즘엔 식탁에서 우리나라 명태를 만나기 어려워요. 예전엔 우리나라 동해에서 명태가 많이 잡혔기 때문에 명태가 ‘국민 생선’이 됐지만, 1970년대 이후 명태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거든요. 결국 2008년엔 우리나라에서 명태를 한 마리도 볼 수 없게 됐답니다.
다음부터 식탁에 올라온 생선이 명태인지 알고 싶을 땐 아래턱을 확인해 보세요. 명태는 대구와 달리 아래턱이 앞으로 더 나온 주걱턱이거든요. 또 대구는 아래턱에 수염이 있지만 명태는 없답니다.


대구는 먹보로 유명해요. 입이 크고 먹성이 좋다고 해서 이름도 큰 입을 뜻하는 ‘대구(大口)’로 지어졌어요. 커다란 입으로 자기 몸 크기의 3분의 2 정도 되는 것까지도 그대로 삼킨답니다.
대구는 명태와 달리 아래턱에 기다란 수염이 하나 있는데, 이것도 먹이를 잘 먹기 위한 거예요. 먹이를 많이 먹기 위해선 우선 물에 떠다니는 다른 생물을 잘 찾아야 하는데, 물이 탁하면 찾기가 어려워요. 그럴때 대구는 아래턱에있는 수염을 이용해 그 촉각으로 먹이를 찾는답니다. 수염이 일종의 감각기관인 셈이에요.
대구는 사는 곳도, 생김새도 명태와 비슷하지만 알을 낳는 장소가 명태와 달라요. 평소에는 명태처럼 북쪽 오호츠크해 쪽에 살지만, 산란기가 되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물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거든요. 그리곤 수심이 얕은 바다에서 200만 개 정도의 알을 낳는답니다. 이 시기의 대구는 건강한 알을 낳기 위해 몸 속에 영양분을 많이 저장해 둬요.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거제대구’나 ‘가덕대구’처럼 겨울철 경상남도 지역에서 잡힌 대구가 영양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