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 모으는 탑 와카 워터
올해 8월,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빌라 로보스 공원에 독특한 모양의 탑이 등장했어요. 마치 삼각형 무늬가 그려진 커다란 꽃병 안에 주황색 물이 들어 있는 듯한 모습이었지요. 이 탑의 정체는 이탈리아 건축 디자이너 아르투로 비토리와, 스위스 출신 건축 디자이너 안드레아스 보글러가 만든 ‘와카 워터’예요.
와카 워터는 이슬을 모아 물을 만드는 장치예요. 기온이 내려가면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가 물체 표면에
물방울로 맺히는데, 이게 바로 이슬이에요. 이런 이슬이 잘 달라붙도록 와카 워터에 가느다란 플라스틱으로 만든 촘촘한 그물을 달았어요. 낮과 밤의 온도 차이로 인해 밤새 맺힌 이슬이 그물을 타고 흘러내려가, 바닥에 있는 그릇으로 떨어지는 거예요. 이슬이 어느정도 모였을 때 수도꼭지를 돌리기만 하면 와카 워터로 모은 물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답니다.
9m 높이의 와카 워터는 하루에 약 95L의 물을 모을 수 있어요. 물 부족 국가인 아이티 사람들이 하루에 1인당 4L의 물을 쓴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양이지요. 아르투로 비토리와 안드레아스 보글러는 브라질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 와카 워터를 알려, 설치 자금을 모으고 있어요. 그리고 내년 말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많은 물 부족 국가에 와카 워터를 설치할 예정이랍니다.

안개에서 물잡아낸다!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인 탄자니아의 몇몇 학교에는 커다란 그물이 설치돼 있어요. 마치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그물을 땅 위에 쭉세워 놓은 모습이지요. 이 그물의 정체는 캐나다의 비영리단체인 ‘포그퀘스트(FogQuest)’에서 개발한 안개 포집 장치예요.
안개는 대기 중에 있는 많은 수증기가 뭉쳐져서 지표면 가까이에 작은 물방울들이 떠 있는 현상을 말해요. 안개가 낀 날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1km도 안 될 정도로 뿌옇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기도 하지요. 그런데 포그퀘스트에서는 이런 안개를 이용해 물을 모으는 장치를 개발했어요.
안개 포집 장치는 40~50m2 넓이의 커다란 플라스틱 그물로 이루어졌어요. 안개가 생기면 그물에 많은 수증기가 달라붙어 점점 큰 물방울이 되고, 이 물방울들이 그물을 타고 내려와 연결된 관을 따라 흘러요. 이렇게 흐른 물은 커다란 통에 모여, 정수 과정을 거친 뒤 마실 수 있는 물이 되지요. 포그퀘스트에서는 물 부족국가인 네팔이나 칠레, 에티오피아 등에 안개포집 장치를 설치했답니다.
건조한 날에는 물을 거의 모을 수 없지만, 안개가 많이 끼는 날에는 40m2 넓이의 안개포집 장치로 1000L 이상의 물을 모을 수 있지요. 보통 하루 평균 200L 정도의 물을 모은답니다.

안개에서 물 모으는 법, 딱정벌레에서 찾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 연구진은 포그퀘스트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어요. 바람이 불면 흩날리기 쉬운 기존의 재질 대신, 물을 모으고 붙잡아 두는 성질을 가진 재질로 그물을 만드는 방법이었지요. 놀랍게도 이 아이디어는 딱정벌레의 등껍질을 보고 생각해냈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다 근처에 있는 사막인 나미브 사막에는 똑똑한 딱정벌레가 살고 있어요. 이 딱정벌레는 등이 딱딱한 각질층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리고 이 등에는 0.5~1mm 간격으로 작은 돌기가 촘촘하게 나 있지요. 그런데 이 돌기는 물을 모으는 성질을 가졌어요. 반면 등에서 돌기가 아닌 다른 부분은 물을 밀어내는 성질을 가졌지요.
아침이 되면 딱정벌레는 머리를 아래쪽으로 숙이고 몸을 45°로 치켜들어요. 바다에서 생긴 안개 바람을 맞기 위해서지요. 안개에 있는 수증기가 돌기에 어느 정도 모이면 돌기가 아닌 부분이 물을 밀어내 머리 쪽으로 흘러내린 물을 바로 마시는 거죠.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연구진은 기존의 안개 포집 장치보다 6% 이상 많은 물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어요.


천 원짜리 종이현미경으로 말라리아균 잡는다!
인도 출신 과학자 마누 프라카시는 어릴 적, 고향에서 어떤 병에 걸렸는지도 모른 채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그리고 어른이 되면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지요. 실제 어린 시절에 그는 형의 안경에서 몰래 렌즈를 빼내 현미경을 만들기도 했답니다.
그 후 20년이 지난 지금, 마누 프라카시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생물공학과 교수가 되었어요. 그리고 ‘프라카시랩’ 연구실을 만들어 어릴 적 꿈을 이루는 데 성공했지요. 종이 한 장과 전구, 렌즈만으로 현미경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 거예요. 단돈 천원으로 살 수 있는 이 현미경은 접어서 만들 수 있는 현미경이라는 뜻으로 ‘폴드스코프’라고 부른답니다.
종이 접기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폴드스코프는 실제 광학현미경이 가지는 거의 모든 기능을 가졌어요. 표본에 빛을 비추고, 표본을 통과한 빛이 렌즈에 확대된 상을 맺어 그 상을 우리 눈으로 보는 것이 기본 원리죠. 2000배율에 100분의 1mm까지 볼 수 있답니다. 여기에 자외선을 비춰 형광을 내는 원리를 이용한 형광현미경과, 상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투사형 현미경, 광물의 얇은 조각을 관찰할 수 있는 편광현미경 등 다양한 종류의 현미경을 개발했답니다.


1000분의 1mm까지 볼 수 있다!

마누 프라카시가 폴드스코프를 만든 이유는 두 가지예요. 첫 번째 이유는 말라리아 같은 질병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예요. 말라리아는 말라리아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 모기류에게 물려 걸리는 병이에요. 처음엔 감기와 비슷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혈구가 파괴되는 등 훨씬 심각한 증상이 이어져요. 지금도 1년에 200만 명 이상이 말라리아에 걸려 목숨을 잃고 있답니다. 안타깝게도 사망자의 87%가 아프리카 지역의 5세 미만의 어린이라고 해요. 현미경이 많이 보급되지 않은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서는 진단을 빠르게 내리기가 어렵거든요.
폴드스코프가 보급되면 1mm의 1000분의 1 크기인 말라리아 원충을 누구나 발견할 수 있어요. 혈액과 염료를 섞어 만든 표본을 폴드스코프로 관찰하면 염색된 말라리아 원충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과학교육을 위해서예요. 당장 한 끼를 식사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에서는 어린이
들의 교육에 신경 쓸 만한 여유가 없어요. 현미경 한대만 있으면 학생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지만, 한 대에 최소 100만 원이나 하는 현미경을 사기란 쉽지 않지요.
폴드스코프는 보통 현미경 한 대 값에 1000개를 구입할 수 있어요. 적은 돈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놀라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거예요. 현재 프라카시랩은 인도, 나이지리아 등의 나라에
가서 어린이들에게 폴드스코프를 이용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폴드스코프가 보급되면 1mm의 1000분의 1 크기인 말라리아 원충을 누구나 발견할 수 있어요. 혈액과 염료를 섞어 만든 표본을 폴드스코프로 관찰하면 염색된 말라리아 원충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과학교육을 위해서예요. 당장 한 끼를 식사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에서는 어린이
들의 교육에 신경 쓸 만한 여유가 없어요. 현미경 한대만 있으면 학생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지만, 한 대에 최소 100만 원이나 하는 현미경을 사기란 쉽지 않지요.
폴드스코프는 보통 현미경 한 대 값에 1000개를 구입할 수 있어요. 적은 돈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놀라운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거예요. 현재 프라카시랩은 인도, 나이지리아 등의 나라에
가서 어린이들에게 폴드스코프를 이용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