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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9일 드디어 권영인 박사님이 닻을 올리고 411일 동안의 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미국 동부 연안을 따라 내려오면서 바닷물에 녹아 있는 온실가스의 양을 측정한 권영인 박사님은 11월 19일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서 중남미로 떠날 준비에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장비 고장이나 궂은 날씨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만 꿋꿋이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는 소식을‘어린이과학동아’에 전해 왔어요.
그 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 직접 들어 보세요.


10월 9일. 목요일

드디어 출항이다! 오랫동안 기다려 온 날이라 너무 긴장한 탓인지 배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장비에도 문제가 생겼다. 단거리무전기에서 경고음이 계속 들리고, 나침반의 방향도 정확하지 않았다. 속도계도 작동하지 않아서 정확한 속도를 알기 어려웠다.
비상식량과 김치, 고추장으로 맛있게 저녁을 먹은 뒤 탐사장비를 준비하여 공기와 바닷물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양을 측정했다.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매우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나중에 더 연구해 보아야 할 내용이다.
항해 첫날이라 피곤해서인지 측정값을 보고 있다가 선 채로 졸았다.

10월 10일. 금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근처 항구의 화장실을 찾아가 용변을 보았다. 배에서 용변을 보면 분뇨처리 보트나 항구를 찾기 전까지는 배의 분뇨 창고에 계속 가지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배에서는 용변을 보지 않고 있다.
남쪽으로 이동하는데 앞쪽에 해상 플랫폼이 보였다. 유조선이 원유를 주유하는 곳으로, 그 주변에는 물고기나 게가 많아서 그물이 많이 놓여 있었다. 신기하게도 물고기나 게는 석유가 있는 곳에 많이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동해를 조사할 때도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발견된 주변에서 게나 심해어류를 많이 볼 수 있었다.

10월 22일. 수요일

항해에 나선 지도 어느덧 2주가 되었다. 그 동안 미국 동부 연안을 따라 내려오면서 물에 녹아 있는 메탄과 이산화탄소 및 기타 화학 성분의 양을 측정했다. 찰스톤 만에서 측정한 결과, 바닷물 속에는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아주 적게 들어 있었다. 하지만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높아서 주변에 어떤 오염원이 있는지 장기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대서양 연안의 온실가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의 이번 연구가 지구온난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10월 29일. 금요일

항구로 들어가던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 해도에 표시된 정보에는 항구로 들어가는 도중에 있는 다리의 높이가 15m로 되어 있어서 12m인 우리 배의 돛대가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다리를 지나가는 순간 돛대가 다리에 걸려 부러진 것이다. 풍향계와 풍속계도 부서졌다. 도저히 항해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항구의 요트 공장에 수리를 맡겼지만, 4~5일이 걸린다고 한다. 언제 다시 항해할 수 있을까. 답답한 심정이다.

11월 5일. 수요일

어제 요트 수리가 끝나 다시 출발했다. 아침은 분유와 비스킷, 점심과 저녁은 비상식량인 즉석비빔밥을 먹었다. 며칠째 같은 메뉴다. 내일 필요한 물품을 보급받을 예정이다.

11월 13일. 목요일

플로리다 주 웨스트팜비치 항구에서 엔진을 정비하고 물품을 보급받았다. 이제 날씨만 맞으면 며칠 뒤 대양을 향해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대양으로 나가면 돛으로만 항해해야 한다. 이제야 본격적인 시작인데 갈 길이 너무나 멀다. 무척 긴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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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권영인
  • 진행

    고호관 기자
  • 사진

    권영인
  • 일러스트

    조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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