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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위협하는 전염병의 역습

나, 파스퇴르가 백신을 개발한 지도 어언 120여 년. 문득 나는 세상 사람들이 병에 걸릴 걱정 없이 편안히 살고 있는지가 궁금해졌어. 호기심에 구름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니 웬걸?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에 걸려 고통 받고 있는 게 아니겠어! 심지어 과학자들은 새로운 전염병의 시대가 온다며 경고를 하고 있잖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백신이 개발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니! 정녕 이게 사실이란 말인가?


전염병의 역습

그렇다! 19세기에 전염병을 예방하는 백신이 개발되고, 20세기에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가 발견되면서 인류는 질병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위생 수준이 높아져 전염병이 사람을 괴롭히는 일은 차차 사라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전염병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2007년 7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이 다시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 세계에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이래 에이즈나 에볼라, 사스 등 39개에 달하는 신종 전염병이 등장했다. 매년 하나 꼴로 새로운 전염병이 생긴 것이다. 또한 콜레라, 황열병, 말라리아 등 기존 전염병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 5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염병이 발생한 횟수도 1100건이 넘는다.


우리나라도 최근 전염병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광우병과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공포가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장티푸스, 이질 등의 전염병도 때만 되면 우리를 괴롭힌다. 사라져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와 말라리아는 다시 늘어나고, 뎅기열 등의 열대성 질병도 우리나라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전염병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이럴 수가! 전염병의 역습이 시작되었다는 말이 사실이로군. 그렇다면 요즘 들어 전염병의 공격이 거세진 이유가 도대체 뭐지?

새롭게 등장한 위협


첫 번째 원인은 신종 전염병의 등장이다. 먹을거리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 내듯이 가축을 기른 결과 우리는 새로운 질병을 마주하게 되었다. 많은 수의 가축을 좁은 공간에 몰아넣으면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가축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진다. 가축의 전염병은 원래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오랫동안 사람과 접촉하면 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감염되기도 한다. 천연두나 홍역 등 예전부터 사람을 괴롭혀 온 전염병은 대부분 가축에서 유래한 것이다.


예고 없이 나타난 신종 전염병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며, 적절한 치료제가 개발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는 광우병, 조류 인플루엔자, 에이즈 등의 새로운 질병을 치료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에도 매년 하나 꼴로 새로운 전염병이 등장하고 있으니 신종 전염병의 위협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불치의 전염병, 에이즈

흔히 에이즈라고 불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리면 인체의 면역기능이 떨어진다. 따라서 에이즈 환자는 사소한 질병에 걸려도 목숨을 잃기 쉽다. 에이즈는 1981년에 공식적으로 발견되었는데,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는 침팬지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에이즈에 걸린 사람은 3300만 명이 넘으며, 작년 한 해 에이즈로 사망한 사람은 210만 명에 달한다. 이 중어린이도 33만 명이나 된다.


요즘에는 효과가 좋은 약이 개발되어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완치는 어려워도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는 있다. 하지만 값비싼 약을 살 수 없는 아프리카 등지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에이즈는 여전히 커다란 위협이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HIV. 초록색 부분이 HIV다.

 


변종 바이러스의 무서움, 조류 인플루엔자

조류 인플루엔자는 조류가 걸리는 전염성 독감이다. 원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지만, 1997년에 변종인 H5N1형 바이러스가 사람을 감염시킨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감염되면 38℃ 이상의 고열과 함께 기침, 호흡곤란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없지만, 세계적으로 총 382명이 감염되어 그 중 241명이 목숨을 잃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주로 닭, 오리 등의 가금류를 통해 사람에게 옮는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댓가, 광우병

양의 뇌에 구멍이 숭숭 뚫려 죽는 병은 오래 전부터 스크래피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병의 원인은 변형 프리온이라는 단백질! 변형 프리온이 뇌의 정상 프리온을 변형시키면서 뇌에 구멍이 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영국의 풍토병 정도로 생각됐지만, 곧 소에게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광우병이 발견되었다.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광우병의 원인은 소에게 먹인 동물성 사료였다. 여기에는 스크래피에 걸린 양도 들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1995년 영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최초로 발견되었다. 이후 29개국에서 200명 이상의 인간광우병 환자가 발생했다. 동물성 사료가 금지된 뒤 광우병의 발생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광우병 소고기를 먹은 뒤 인간광우병이 발생하기까지의 기간이 길고, 원인물질인 변형 프리온이 잘 파괴되지 않는다는 점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

 


음…. 그런 일이 있었다니. 혹시 다른 이유는 없는 건가?

온난화가 가져온 전염병


두 번째 원인은 바로 지구온난화! 지난 4월 7일 세계보건기구는‘세계 보건의 날’을 맞아 온난화로 인해 열대성 전염병이 퍼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이 올라가면 전염병을 옮기는 매개체인 곤충, 설치류 등의 활동 범위와 시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태풍이나 폭우 같은 기상이변이 발생한 지역에는 물을 통해 퍼지는 전염병인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이질이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00년간 평균기온이 1.5℃ 상승하는 등 온난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열대성 전염병인 말라리아, 뎅기열의 발생도 늘어나고 있다. 말라리아는 2004년까지 꾸준히 감소하다가 2005년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뎅기열은 2001년 6명을 시작으로 작년에는 97명까지 늘어났다. 올해에는 6월까지 총 1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동남아시아 등지에 해외여행을 다녀오면서 감염돼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뎅기열을 전파하는 흰줄숲모기가 우리나라에도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천적이 줄었어요~! - 쥐

쥐는 스스로, 혹은 쥐에 붙어사는 벼룩 등을 통해 전염병을 퍼뜨린다. 쥐가 퍼뜨리는 전염병으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흑사병이다. 14세기 중세 유럽을 덮친 흑사병은 인구의 약 3분의 1을 죽이기도 했다. 중세 이후 한동안 조용했던 흑사병은 최근 인도, 아프리카, 중국 등에서 다시 발생하고 있다. 1993년 미국에서 유행해 큰 피해를 준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도 쥐를 통해 옮는 전염병이다.


온난화로 인해 가뭄이 늘고 사막화가 진행되면 올빼미, 뱀 등 야생 쥐의 천적이 줄어든다. 따라서 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질병을 옮기는 바이러스도 빠르게 퍼진다. 그리고 늘어난 쥐들이 먹이를 찾아 사람이 사는 곳으로 와 전염병을 퍼뜨리는 것이다.



깜짝 상식
한국 지명을 딴 이름의 바이러스


한타바이러스라는 이름은 1976년 이호왕 박사가 최초로 바이러스를 발견한 지역인 한탄강에서 유래했다. 이호왕 박사는 신증후군출혈열, 흔히 유행성출혈열이라고 부르는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해 한탄바이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타바이러스는 한탄바이러스와 비슷한 바이러스를 모두 합쳐서 부르는 말이다. 한타바이러스는 쥐의 배설물이나 침을 통해 옮겨진다.



따뜻한 곳이 좋아~! - 모기

일본뇌염, 말라리아, 황열병, 뎅기열, 웨스트나일뇌염. 모두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이다. 이 중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말라리아다. 말라리아는 말라리아원충이라는 미생물이 일으키는 병으로, 말라리아원충은 모기의 몸 속에서 자란 뒤 침샘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한편 황열병, 뎅기열, 뇌염 등은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된다.


모기는 온도 변화에 대단히 민감하다. 온도가 높을 수록 알에서 부화해 다 자라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며 번식도 활발해진다. 또 말라리아 원충은 온도가 25℃ 이상으로 유지되어야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을 정도로 자란다. 따라서 기온이 올라가면 모기의 숫자와 활동 기간이 늘어나 전염병이 더욱 쉽게 퍼진다.


매년 여름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일본뇌염도 발생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03년에는 5월 23일에 일본뇌염을 옮기는 빨간집모기가 처음 발견되었지만, 올해에는 한 달 이상 빠른 4월 17일에 처음 발견되었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가 피를 빠는 모습.

 


외국의 질병이 몰려온다!

비행기의 발명은 지구촌을 하나로 묶어 주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일 때문에, 혹은 여행을 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세계 각지로 움직이고 있다. 매년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의 수가 20억 명이 넘을 정도다. 그런데 이 중 누군가가 치명적인 전염병을 갖고 있다면?
딩동댕~! 이것이 바로 세 번째 원인이다! 예전에 비해 훨씬 활발해진 국제교류와 잦은 해외여행 덕분에 질병은 다른 나라로 쉽게 퍼질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지역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단 하루만에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여행시 조심해야 할 세계의 주요 전염병

북아메리카

웨스트나일뇌염, 원숭이천연두 등
 

웨스트나일뇌염을 옮기는 쿨렉스모기. 웨스트나일뇌염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노약자 등 면역이 약한 사람에게는 위험하다. 2007년 미국에서 3630건이 발생해 124명이 사망했다.

 


열대남아메리카

렙토스피라증, 뎅기열 등
 

 

뎅기열은 주로 이집트숲모기가 옮기며, 걸리면 두통, 근육통과 함께 열이 난다. 매년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십만 명이 감염된다.


아프리카

황열병, 에볼라, 페스트, 조류 인플루엔자, 뎅기열 등
 

에볼라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에볼라는 감염되면 50%이상이 사망하는 무서운 병이다. 작년에는 콩고, 우간다 등지에서 발생해 수백 명이 감염됐다.


동남아시아

사스, 조류 인플루엔자, 니파뇌염,
장티푸스, 뎅기열 등
 

뇌염을 일으키는 니파바이러스는 박쥐에 의해 운반된다.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주로 발생한다.


세계로 퍼져 나간 사스

2002~2003년에 발생해 많은 사망자를 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즉‘사스’는 비행기 여행을 통해 병이 퍼져 나간 대표적인 사례다. 사스는 중국에서 최초로 발생했다. 하지만 얼마 뒤 한 미국인 사업가가 사스에 감염된 채 베이징에서 싱가포르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 여행 도중 홍콩인, 대만인, 중국인 등 무려 22명이 감염되었고, 감염된 환자를 치료한 의사와 간호사도 사스에 걸렸다. 얼마 뒤 사스는 유럽, 아메리카 등 처음 발생한 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퍼졌다. 약 1년 반 동안 8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스에 걸렸고, 그 중 7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스는 21세기 최초의 신종전염병으로, 동물에 감염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감염되면서 발생했다. 사스에 걸리면 열과 기침이 나고 호흡곤란을 겪는다. 침, 콧물, 가래 등 환자의 분비물에 오염된 물건을 통해 전파되며 전염성이 높다. 개나 돼지 등 동물의 경우에는 백신이 나와 있지만, 2002년 발견된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아직은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아니, 위생 수준이 높은 것도 문제가 된다고?

너무 깨끗해서 탈?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 있다. 바로 높은 위생 수준. 위생 수준이 높은 게 무슨 문제냐고? 위생 상태가 좋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늘어나는 전염병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볼거리, 홍역 등을 어린 시절에 직접 앓아 면역력을 얻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병에 걸릴 기회가 적기 때문에 자연 면역을 얻을 기회도 줄어들었다. 그 결과 오히려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상황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전염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예방접종을 받는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받아도 사람에 따라 항체를 만들어 내지 못할 때가 있다.


게다가 여러 차례 접종받아야 하는 백신의 경우 무심코 추가 접종을 받지 않아 제대로 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백신을 접종받은 뒤에도 안심해서는 안 되며, 전염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

 


선진국에서 더 위험한 간염

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간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A형, B형, C형 등으로 구분된다. A형 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으로 전달되는 B형이나 C형과 달리 환자의 배설물을 통해 퍼진다. A형 간염에 걸리면 식욕부진이나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키다가 점차 회복되며, 한 번 걸리면 평생 면역을 갖게 된다. A형 간염은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저개발국가일수록 어린 시절에 많이 감염되는데, 이후 병이 나으면서 자연스럽게 면역력을 갖게 된다. 반대로 선진국에 가까울수록 어른들이 뒤늦게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A형 간염의 발생이 크게 늘고 있다. 주로 20~30대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40대 이상은 위생상태가 좋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 이미 감염되어 면역을 얻은 반면 면역이 없는 20~30대가 뒤늦게 바이러스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A형 간염은 백신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미리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결핵은 후진국형 질병? No~!

결핵균이 일으키는 결핵은 몸의 조직을 파괴하는 병으로 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끼치는 전염병이다. 백신이 나와 있고 꾸준히 약을 먹으면 치료할 수 있지만 가난한 저개발국가에서는 여전히 큰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이후 위생 수준이 높아지면서 결핵 환자가 줄어들고 있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결핵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사람들의 면역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다시 돌아온 전염병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 수두, 홍역 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 시절에 한 번씩 걸리는 전염병이다. 이 전염병들은 그 동안 꾸준히 줄어들고 있었는데, 2002년 즈음부터 다시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경기도 안성의 중고등학교에 볼거리가 퍼져 잠시 학교 문을 닫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역시 면역력 저하가 원인으로 꼽힌다. 보통 가벼운 증상을 앓고 나면 평생 면역을 얻는 전염병이지만, 성인이 되어 걸리면 합병증 등으로 더 심한 증세를 앓을 수 있다. 따라서 미리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중요하다.
 

볼거리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전염병으로, 걸리면 침샘에 염증이 생긴다. 보통 볼이 부어오르게 된다.

 


내가 없는 사이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게다가 위생 상태가 좋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전염병이 늘 수도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워. 그런데 나의 후배 과학자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전염병의 역습에 대항하는 과학자들은 없단 말인가?
 


전염병 정복을 향해!

전염병을 막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은 꾸준히 계속되어 왔다. 이미 황열병, 간염, 홍역 등 다양한 전염병에 대한 백신이 만들어졌으며, 신종 전염병의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질병에 대항하는 대표적인 무기인 항생제에 죽지 않는 내성균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하버드대학교의 연구진이 항생제를 먹고 사는 세균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렇게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세균을 흔히‘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른다. 항생제를 많이 쓸수록 항생제 내성균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그러면 이런 슈퍼박테리아와의 전쟁에 대비해 과학자들은 어떤 무기를 준비하고 있을까?

 


슈퍼박테리아를 잡는 박테리오파지

과학자들이 슈퍼박테리아를 잡는 새로운 물질로 주목하고 있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박테리오파지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다. 20세기 초에 발견되었지만, 아직까지는 항생제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항생제에 죽지 않는 내성균이 늘어나면서 과학자들은 박테리오파지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기존의 항생제는 우리 몸에 이로운 세균까지 죽이기도 하지만 박테리오파지는 그럴 걱정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지금 과학자들은 원하는 세균을 죽일 수 있도록 박테리오파지를 변형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


한편, 레이저를 이용해 슈퍼박테리아를 죽이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지난 2007년 미국 아리조나주립대학교의 연구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레이저를 이용해 세균의 막에 진동을 일으켜 죽이는 것이다. 최근에는 영국 런던대학교의 연구팀이 레이저 색소를 이용해 세균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발표하기도 했다.

 


깜짝 상식
지구에서 사라진 전염병


과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곁에서 완전히 사라진 전염병은 단 하나에 불과하다. 그것은 바로 천연두. 1979년 세계보건기구는 천연두가 완전히 박멸되었음을 선포했다. 1978년 실험실에서 유출된 바이러스로 연구원이 사망한 사고를 끝으로 천연두는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현재 천연두 바이러스는 연구를 위해 미국과 러시아에 각각 한 군데씩 보관되어 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전염병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어쩌면 전염병과의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전염병으로 고통 받는 나라를 돕는 국제기구와 자원봉사자들, 전염병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국가기관, 그리고 전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의사와 과학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이런 노력이 있다면 언젠가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열심히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있군. 하지만 명심하라고! 질병과의 전쟁은 결코 쉽지 않을 테니까. 모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한 길고 힘든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바라겠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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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고호관 기자
  • 도움

    권준욱
  • 권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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