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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도사의 벼락을 피하는 방법?!

“우루루 쾅쾅~!”
번쩍! 하고 번개가 치자 곧이어 들리는 무시무시한 천둥 소리. 그런데 등산객들은 산 정상에 우뚝 서 있는 사람을 보고 더욱 놀라고 말았다.
“산신령님이 노하셨도다~. 내 말을 들어라~!” 엥? 번개 치는 게 산신령이 노해서라고? 곧이어 들려오는 황당한 등산객들의 간절한 외침. “닥터고글, 저 사이비 도사 좀 어떻게 해 주세요, 네?”

 

사건 의뢰 - 이상한 도사가 나타났다?

모처럼 휴일을 맞아 근처 산을 오르기로 한 ‘봉 산악회’ 회원들. 정상까지오르는 길이 좀 험하기는 했지만, 상쾌한 숲의 공기와 시원한 바람
이 있어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올라갔다. 그런데 정상에 다다랐을 무렵, 쨍쨍하던 하늘이 어두컴컴 해지더니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금세 빗줄기가 굵어지는가 싶더니, 어느 새 폭우로 변해 계곡을따라물이콸콸흐를지경. 게다가‘번쩍!’하는 번개에 이어‘우르르 쾅쾅!’하는 천둥 소리까지 이어지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산을막펴려던 참이었어요. 그 때 저 괴상한 도사가 나타나 우산을 펴지 말라는 거예요.”
봉 산악회 회원들에겐 갑작스러운 폭우 보다 갑자기 나타난 도사가 더 당황스러웠다. 그는자신을이산을지키는‘봉도사’라고 소개한 뒤 곧 이상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
그러자우연인지, 아니면 주문 때문인지 별안간 건너편 봉우리에 번쩍 하면서 벼락이 내려치는 게 아닌가! 쏟아지는 빗속에서 두려움에 휩싸인 봉 산악회 회원들. 이 와중에 봉도사는 부적이 적힌 자신의 우비를입어야지우산을쓰면큰일을당할거라고말 하는데….
“닥터고글, 저 봉도사 사이비 도사 맞죠? 비 오는 데 우산을 쓰면 큰일을 당한다니, 말이 되나요?” “우선 안전한 곳으로 내려간 뒤에 찬찬히 따져보기로 해요. 지금 이 곳은 매우 위험하니까요!”

사건 분석 ➊ 벼락이 뭐야?

나는 봉도사! 내 말을 의심하지 말지어다~.”
안전한 산장에 와서도 여전히 자신의 말을 따르라는 봉도사. 번개치는 날 산에서 우산을 펴는 건 산신령님을 노하게 하기 때문에 우비를 입어야 한단다.
“그러니까 우산이 위험하다는 말씀인데…. 사실 봉도사 님 말씀이 아주 틀린 건 아니에요.”
“뭐라구요? 닥터고글 과학탐정 맞아요? 아니, 우산이 왜 위험하다는 거예욧!”
“이러다간 저까지 사이비 탐정으로 몰리겠군요. 그럼 봉도사의 말이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지요. 그러려면 우선 번개와 벼락이 뭔지 알아야겠죠? 자, 제트 우릴 저구름 속으로 데려다 주렴!”
“타다다다다~.”
멋진 헬기로 변신한 제트를 타고 구름 가까이 올라간 닥터고글 일행. 제트가 특수 불빛을 구름에 비추자 전하가 보이기 시작한다.
“적란운(소나기구름)의 위쪽에는 음전하가, 아래쪽에는 양전하가 있어요. 이 전하들이 충돌하면서 잠깐 동안 전류가 흐르는‘방전현상’이 일어나지요. 이게 바로 번개랍니다. 번개와 같은 방전현상이 구름과 땅 사이에서 일어날 때 벼락(낙뢰)이라고 하지요.”

벼락이 떨어지는 과정
① 온도가 낮은 물방울이나 얼음이 많이 모여 음전하가 강해진 지역에는 음전하를 띤 전자들이 적란운의 아래쪽으로 움직인다.

② 전자들이 지표 가까운 곳까지 내려오면 나무 같이 솟아 있는 물체에 양전하가 많이 모이게 된다.

③ 전자와 양전하가 만나 양전하 쪽으로 전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④ 전자와 양전하가 만나는 순간, 엄청난 양의 양전하가 위로 치솟고, 이 길을 따라 전하가 여러 번 반복해서 흐른다.


 
사건 분석 ❷ 우산이 위험한 진짜 이유는?

“우리가 보는 번개는 양전하가 위로 올라가는 현상이에요. 초속 10만㎞(광속의 3분의 1)로 매우 빠르지요. 또 온도, 습도, 기압 등에 따라 가장 짧은 길을 만들어 비뚤비뚤한 모양이구요.”
“그런데 닥터고글, 궁금한 게 있어요. 원래 공기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공기 중에서 전기가 통해 번개나 벼락이 치는 거죠?”
“오우! 봉 산악회 회장이라 과학 상식도 풍부하구나. 절연체에 전기가 통하게 하는 게 바로 산신령님의 힘인 것을.”
과학적인 닥터고글과 달리 여전히 비과학적인 말을 계속 하고 있는 봉도사. 닥터고글은 이제 봉도사의 실체를 밝힐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신령님의 힘이 아니라 전하의 차이 때문이에요. 구름에서 양전하와 음전하가 위와 아래에 나뉘어 있으면 전압이 생기고, 이 전압이 점점 높아지면 순간적으로 전류가 흐르는 방전 현상이 일어나요. 전하량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그대로 땅으로 떨어지며 방전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공기가 절연체라 하더라도 워낙 전압이 높고 전하량이 많으니까 공기를 사이에 두고 전기가 흐르게 되는 거랍니다.”
이 때 우산을 좍~ 펼치는 봉 산악회 회장님. 이제 봉도사가 우산을 못 피게 한 진짜 이유를 알고 싶다는데.
“우산에는 철 재료가 쓰이기 쉽고, 폭우가 오면 손잡이까지 물에 젖는데다 뾰족하기까지 하니 위험하기 그지없다 이 말이다!”
“엄마야! 모처럼 큰 소리로 말씀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봉도사 님. 하지만 맞는 말씀이군요. 물은 공기보다 전기저항이 작아서 전기가 잘 통하거든요. 그래서 물 묻은 손으로 전기 기구를 다루는 건 매우 위험하지요.”
“거 봐라. 내가 이래 봬도 도사계에선 과학도사로 통하는 봉도사니라!”


 

천둥이란?
번개가 치면서 생기는 2만 7000℃의 열은 주변 공기를 팽창시켜 충격파를 만든다. 팽창한 공기가 식으면서 수축하는 게 반복되면, 그 결과 진동이 생겨 천둥 소리로 들린다.

사건 분석 ❸ 벼락, 맞거나 혹은 피하거나

“나는 관대하다~. 이왕 나의 과학지식이 드러났으니, 벼락을 피하는 비법을 알려 주겠다.”
“봉도사, 벼락의 위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나 피하는 방법을 말하는 거요?”
“그러니까 그게…, 엄청 센데, 그게 얼마나 세냐면 한 번 맞으면 심장이 멎을 정도로….”
여전히 어설픈 봉도사를 보고 닥터고글이 봉도사를 도와 설명을 계속한다.
“봉도사 님 말대로 벼락의 위력은 심장이 멎을 정도지요. 번개가 한 번 칠 때는 전압이 10억볼트(V)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보통 가정집에서 쓰는 전압이 220V니, 얼마나 센지 짐작하기도 어려울 정도지요. 게다가 태양 표면온도의 4배가 넘는 뜨거운 열이 발생한답니다.”
“태양표면 온도가 약 6000℃라고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2만 4000℃가 넘는다는 얘긴가요?”
“봉산악회 회장님도 과학지식이 풍부하시군요. 2만 7000℃나 된답니다. 벼락이 떨어질 때는 번개방전량의 40% 정도에 이르기 때문에 사람이 벼락을 맞게 되면 큰 화상을 입거나 심장마비를 일으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요.”
“그렇다. 바로 내가 하려던 말이 그 말이다. 특히 우산처럼 뾰족한 물건이나나무 아래는 전하가 많이 모여 있어 전위차가 크기 때문에 위험하다. 벼락 맞기 딱 좋은 조건이란 말이다!”

벼락을 피하는 방법
• 평지나 산 위에서 번개를 만났을 때는 쪼그리고 앉아 몸을 최대한 낮추고, 동굴과 같은 곳으로 피한다.
• 나무 아래는 벼락이 떨어질 위험이 크므로 피한다.
• 낚싯대나 골프채처럼 뾰족한 물건은 피해야 한다.
• 자동차에 타고 있을 때는 차를 세우고 안에 그대로 있는다. 번개에 맞더라도 차 표면을 따라 땅으로 흘러 안전하다.
• 번개가 칠 때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은 번개를 유도할 수 있어 위험하다.

사건 해결 - 우비장수 봉도사

번개 위에 메가번개 있다!
보통 번개는 구름 아래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름 위에서 치는‘메가번개’도 있다. 메가번개는 일반 번개보다 1000배나 규모가 큰데다 구름 위 높은 층에서 치기 때문에 그 곳을 지나는 비행기 조종사들에게 위험하다. 분수처럼 솟는 불기둥이나 빨간 불덩이처럼 보이는 메가번개는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층 메가번개의 하나인‘스프라이트’를 처음 컬러로 찍은 사진.
 

“얘기를 듣고 보니 천둥번개가 치는 산에서 우산처럼 뾰족한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은 확실히 위험한 일이군요.”
“이제야 나를 인정하는구나. 지구에는 매일 800만 번이나 번개가 치고 있고,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하루 평균3000번 이상 번개가 쳤느니라.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 앞으로 더 많아질 텐데 걱정이 크구나. 그러니 앞으로 등산을 갈 때는 내 부적이 써 있는 이 우비를 꼭 챙겨 입도록 해라.”
실제로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심해져 지표와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면 대기가 불안정해져 벼락도 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부적이라는 말은 여전히 의심스럽지만, 갈수록 해박함이 드러나는 봉도사의 과학 지식은 놀랍기만 한 닥터고글.
닥터고글은 봉도사에게 명함을 건네며, 앞으로 또 벼락에 관한 사건이 있으면 자문을 구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음하하하~, 닥터고글도 인정한 나는야 진정한 과학도사!”  호탕한 웃음으로 닥터고글의 명함을 받은 봉도사는 습관적으로 자신도 명함을 꺼내 건넨다. 그런데….
“엥?‘질경이우비상사 영업팀장 봉도사’? 이게 봉도사 님 명함인가요? 그렇다면 실제 성이 봉, 이름이 도사?” 아뿔싸! 습관처럼 건넨 봉도사의 명함에는 봉도사의 실체가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앗, 나의 실수! 우비하면 질경이우비! 엄청 질겨요~. 질경이우비상사에서 영업팀장 봉도사를 찾아 주세요. 대량 구입시 할인 팍팍 해 드려용~!”
이런! 봉도사는 우비장수였던 것이다! 봉도사, 알고 보니 뻥도사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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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고선아 기자
  • 진행

    이국현
  • 진행

    최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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