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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DGIST 총장장학생 진종민

“국제대회 도전이 고교 생활 바꿔”

* 편집자주
최근 대학별 입시 제도가 다양해지면서 수석합격자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스펙’도 다양해졌다. 과학동아는 대학입학본부의 지원을 받아 수석합격자에 부합하는 학생을 만나, 중·고등학교 시절 학업 방법을 듣고 이를 통해 대학 합격 비결을 분석했다.

 

 

“제가 남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2016 자이드미래에너지상(Zayed Future Energy Prize)’ 수상일 거예요. 한국과학영재학교 1학년 때 저를 포함해 4명이 ‘DIY Green Campus Project’를 주제로 대회에 참가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수상을 해서 상금 10만 달러(약 1억600만 원)를 받았습니다.”

 

3월 DGIST 기초학부 18학번으로 입학한 신입생 진종민 씨. 진 씨는 신입생 중에서도 입학전형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학생들만 선발되는 총장장학생으로 뽑혔다.

 

 

‘자이드미래에너지상’ 수상이 큰 영향


진 씨가 수상한 자이드미래에너지상은 세계 최대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상이다. 2008년부터 시행됐으며, 총 상금 규모가 400만 달러(약 42억 6000만 원)에 이른다. 이 대회에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분야 발전에 기여한 기업과 기관, 개인을 선정해 시상한다.

 

고등학생 부문의 경우 지속가능한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 계획서를 받아 이를 평가한 뒤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5개 대륙별로 1팀씩 총 5개 팀을 뽑는다.

 

“우연히 대회에 대한 소식을 들었는데, 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 계획서까지 쓰게 됐어요. 일단 시작은 했는데, 영어로 작성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상보다 써야 할 분량이 너무 많은 데다, 제출 기한까지 촉박해 결국 중도에 포기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어요. 계획서 제출 기한이 연장됐다는 거예요. 저와 친구들은 이 대회가 우리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구나 생각하면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계획서에는 교내 대기전력 감소 방안 및 신재생에너지 연구, 고효율의 태양전지와 풍력발전기를 이용한 재생가능 에너지 생산시스템 구축, 열 에너지 수송을 차단하는 옥상 정원 조성, 신재생에너지 교육 및 홍보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진 씨가 참가할 당시에는 전 세계 97개국에서 계획서 1437편이 접수됐다. 이중 결선에 오른 계획서는 고작 14편. 여기에 진 씨 팀의 계획서가 포함됐고, 최종심사를 거쳐 결국 아시아 수상팀으로 선정됐다.

 

 

그런데 상을 수상한 뒤가 대회를 준비할 때보다 더 힘들었다. 그는 “친구들과 자료를 찾고 토론하며 계획서를 쓸 때 정말 힘들었는데, 수상을 하고 난 뒤는 더 힘들었다”며 “상금을 받고 나면 모든 과정이 끝나는 대회가 아니라 상금으로 직접 계획했던 일들을 수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진 씨와 친구들은 학교의 대기 전력과 냉·난방비 감축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펼쳤으며, 학교에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이용하는 가로등을 설치하고, 옥상 정원을 조성했다. 옥상 정원은 학생들의 쉼터로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친환경 에너지 관련 교육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2017 자이드미래에너지상’ 시상식에서 그 동안의 성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자이드미래에너지상 고등학교 부문에서는 최초로 우수 연구사례로도 선정됐다.

 

“계획서를 준비했던 기간과 상을 받은 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업 시간을 많이 뺏겨 성적이 다소 떨어졌지만, 제 미래의 꿈과 연결돼 있는 활동이었던 만큼 끝까지 해낼 수 있었습니다.”

 

 

 

 

자소서는 대회와 소논문만 기술

 

진 씨의 장래희망은 에너지공학 연구자다. 자신의 꿈과 밀접하게 연관된 대회에 참여했던 경험은 그대로 자기소개서의 주제가 됐다.

 

“DGIST의 자기소개서는 특별한 형식 없이 3000자 이내로 자유롭게 쓰게 돼 있어요. 처음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어떻게 하면 다른 학생보다 뛰어나 보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썼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했던 일들을 쭉 나열하게만 되더라고요. 또 1학년 때 성적이 안 좋았는데, 이를 변명하는 내용도 썼어요.”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읽어보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주제도 대회와 소논문(R&E) 활동 두 가지로 압축했다. 그 대신, 왜 하게 됐고, 진행 과정에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어떤 열정으로 계속해 나갈 수 있었는지 를 자세하게 썼다.

 

“제가 했던 노력과 느꼈던 감정 위주로 꾸밈없이 진솔하게 썼는데, 그런 점들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1년 때 떨어졌던 성적도 다시 향상시켰다. 진 씨는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진 씨가 졸업한 한국과학영재학교는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진 씨는 특히 수학에 약했는데, 수학을 잘하는 룸메이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주변에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친구에게 물어봤어요. 물어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게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주변에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친구에게 물어봤어요.
물어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게 아주 중요한 것 같아요"

 

 

토의면접, 경쟁 보다는 보완 분위기가 도움


DGIST 입학전형에서 진 씨는 미래면접으로 그룹토의를 하고, 개별 질문을 받았다. 그룹토의 주제는 융·복합교육에 대한 찬반 의견과 대안이었다. 진 씨는 면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진 씨는 토의 훈련에 가족을 십분 활용했다. 진 씨의 아버지는 생물 교육에 몸담고 있고, 누나도 생명과학을 전공했다. 집에서 평소 가족과 과학에 관련된 주제를 자주 토의하면서 토의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실제 그룹토의에서 함께 면접 보는 친구들을 경쟁자로 여기지 않는 태도도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의견이 나오면 거기에 더 좋은 아이디어를 보태 얘기한다고나 할까요. 서로 경쟁하지 않고 서로 보완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학부전담교수제에 끌려 DGIST 선택


“DGIST 재학생들이 고등학교로 직접 찾아와서 설명회를 연 적이 있어요. DGIST는 역사가 짧지만 그래서 실험실이나 장비가 새로 잘 구축돼 있어 연구 환경이 우수하다고 자랑하더라고요. 또 입학생 전원이 국비장학생으로 4년 내내 등록금을 면제 받을 수 있으며, 여름학기에 해외대학 연수 교육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설명도 들었어요. 이런 부분들 모두 매력적이었지만, 제가 DGIST 진학을 결정하게 만든 건 학부전담교수제였답니다.”

 

진 씨는 많은 대학교 중 DGIST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진 씨는 고등학교 시절 1학년 담임교사로부터 3년 내내 많은 조언을 들었고, 이런 조언이 자신의 진로에 큰 도움이 됐다. DGIST의 학부전담교수제 역시 이런 식으로 진 씨가 대학에서 향후 진로를 모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 없이 학생들에게만 집중하는 교수님이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그는 앞으로 대학에서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로 바이올린 배우기를 꼽았다. DGIST는 모든 학생들이 악기 하나는 필수로 배우도록 하고 있다. 어렸을 때 누나에게 피아노를 배웠고, 고등학교 때는 일주일에 한두 차례 친구에게 드럼을 배웠던 진 씨에게 DGIST의 이런 커리큘럼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드럼은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연습해서 한 곡을 완주했을 때의 성취감이 매우 컸다”며 “앞으로 바이올린으로 멋진 연주를 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래 DGIST 후배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한 번만이라도 스스로 하고싶은 일에 도전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 열정이 입시에는 물론 앞으로 자신의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글 : 대구 = 현수랑 기자
이미지 출처 : 현수랑, 한국과학영재학교

과학동아 2018년 0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