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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수시 전형 합격생 인터뷰 - 8개월에 걸친 탐구 열정이 비결

선배의 입학사정





꿈은 일상의 경험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깊이 생각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명현 군도 그랬다. 중학교 1학년 때 우연찮게 대체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사실 대체 에너지가 뭔지도 잘 모르던 때였다. 그런데 그 중 한 내용이 그에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바로 지구에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량과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량을 비교한 그래프였다.

“태양 에너지량이 우리가 쓰는 에너지량과는 비교도 안되게 어마어마하게 많았어요. 지구로 오는 태양 에너지를 1시간만 모아도 전세계가 1년 동안 쓸 수 있다는 말이 저에게 큰 충격이었죠. 그 때부터 태양 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찾아 봤어요.”

지금의 태양 전지는 효율이 떨어질뿐더러 제작비도 비싸서 대체 에너지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태양 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태양 전지를 만드려면 전자공학이 필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생물, 화학 등 다른 학문 분야와의 융합 연구가 필수다. 명현 군은 “혁신적인 태양 전지를 연구하려면 입학하자마자 전공 공부만 하는 것보다 1, 2학년 때 물리, 화학, 생물 등 기초학문을 먼저 다지는 GIST의 교육과정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연구지향 대학인 만큼 학부 때부터 첨단 연구시설에서 직접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매력적이다.
GIST는 현재 1, 2학년 과정은 자유전공으로 운영하고 있다. 3, 4학년부터 전공분야를 배운다.

‘왜?’라고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다

요즘 특목고 열풍을 보면 사교육 없이 과학고에 입학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명현 군처럼 사교육 한 번 없이 과학고(제주과학고)에 입학한 게 오히려 이상해 보인다. 하지만 과학고의 본래 취지를 생각하면 명현 군의 입학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김명현 군은 어렸을 때부터 궁금한 것이 많았다. ‘왜 물 속에 바구니를 넣으면 떠오르지?’, ‘선풍기에서는 왜 바람이 나오지?’처럼 생활 속 현상에 대해 궁금해하고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과학을 공부하게 됐다.

“초등학생 때부터 이런 의문에 나름의 답을 내놨어요. 이런 습관이 저에게 큰 자산이 됐죠. 과학 공부를 할 때도 책 속 지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보다 최대한 비판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어요. 알려진 이론을 배워도 항상 ‘왜?’라는 질문을 붙이면 더 깊은 내용을 알 수 있답니다.”

스스로 연구하고 궁금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습관, 능력이 그에게 있었던 것이다.

물론 과학고 입학 후 뒤쳐지는 느낌을 받은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습관과 노력으로 격차를 많이 좁혀 2학년 때 물리경시대회 수상도 했다.

“경시대회는 상 받으려고 준비해서 나간 건 아니었어요. 그저 궁금한 것 해결하려고 이것저것 찾으면서 공부한 것이 쌓였죠. 그래서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실력이 늘었다는 걸 확인해서 뿌듯했어요. 솔직히 저는 내신이나 올림피아드, 경시대회 준비보다는 연구활동을 많이 했어요. 공부했다고 끝내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끈질기게 노력하는 연구활동이 좋았어요.”

명현 군의 대표적인 연구가 ‘등전위선 시각화 연구’다.

“전기 공부하다가 등전위선을 시각화하는 데 간섭무늬를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바로 실험을 시작했죠. 도서관 전공서적을 뒤져가며 관련 내용을 찾고 집에서도 계속 실험했어요. 결국 8개월이 지나서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었어요.”

8개월의 열정 덕분에 전국 학생 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상도 받을 수 있었다.

정자호 GIST 입학사정관은 “명현 군은 8개월에 걸쳐 탐구과제를 수행한 열정과 과제집착력이 돋보였다”며 “학업수행 과정과 관심분야에 대한 진로희망이 잘 조화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색경력이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학에서 원하는 성실성과 열정이 가득하면 된다.

GIST로 향하는 길

2012학년도 입시에서는 공통 주제 에세이(2013학년도부터 ‘자기소개서’로 명칭 변경)와 선택 주제 에세이를 각 한편씩 작성했다. 명현 군은 선택 주제 에세이가 까다로웠다고 했다. 두 가지 선택 주제 중 ‘지구가 멸망에 이를 수 있는 단초라고 지적되는 과학적 발명들은 역설적으로 인류과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혁신적 업적이기도 (…중략…)자칫 지구의 멸망과 관련될 수도 있는 여러분의 미래 전공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갖고 우리 대학에 지원했는지 쓰시오’를 택했다.

“당연히 제가 연구할 분야는 인류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주제는 많은 생각거리를 만들어 줬죠. GIST 에세이는 자기 소개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요령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 조언하자면, 여러분, 일찍 쓰기 시작하세요.”

명현 군은 면접을 준비할 때 친구들과 모여서 서로 발표하는 것을 들어주고 지적하면서 연습했다.

“이야기할 때 눈이 다른 곳을 본다거나 말이 너무 자주 끊긴다거나 저도 모르던 문제점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명현 군은 인성면접에도 예상 문제를 여러 개 생각해두고 답을 미리 준비할 것을 조언했다. “‘학생은 공부할 때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냐’는 간단한 질문에도 당황해 흐름이 끊길 수 있다”며 “실제 면접에서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수”라고 말했다.


 

글 : 이정훈 hohohoon@donga.com

과학동아 2012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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