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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지진 대비! 집을 지키는 수학!



수학 뉴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1과 5.8 지진이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담벼락과 집의 천장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여럿 접수됐습니다만 십수 세기 전인 신라시대에 선덕여왕이 세운 첨성대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습니다. 지진으로부터 안전하게 집을 보호할 방법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수학의 힘을 빌릴 수는 없는 걸까요?

지진은 지각 또는 맨틀의 암석이 파괴되면서 그 충격으로 지표면이 흔들리는 현상입니다. 지각이 파괴되는 지점을 지진의 시작점, ‘진원’이라고 해요. 실제로 지각은 수십~수백 km에 걸쳐 끊어지기 때문에 진원은 사실 꽤 넓은 영역입니다. 단지 그 중에서 암석 파괴로 인한 지진파가 최초로 발생한 지점을 진원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진원은 아주 깊은 곳이기 때문에 지진이 나면 진원 바로 위의 지표면인 ‘진앙’이 어딘지를 이야기합니다. 기상청이 발표한 ‘경상북도 경주시 남남서쪽 8.7km 지역’도 진앙의 위치였습니다.

48분 만에 11배 강한 지진이!

우리나라에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관측 사상 규모가 5.8이나 되는 지진은 처음입니다. 규모는 암석이 끊어지면서 일으키는 진동에너지의 단위입니다. 1935년에 미국의 지진학자 찰스 리히터가 동료인 베노 구텐베르크와 함께 만든 ‘리히터 규모’에 따르면, 지진파 에너지 E의 크기는 1011.8×101.5×M과 같습니다. 여기서 M이 지진의 규모입니다.


이 공식을 이용해 규모가 4인 지진과 규모가 5인 지진의 지진파 에너지 크기를 각각 구해 보세요. 규모는 겨우 1 차이지만, 규모 5 지진의 지진파 에너지는 규모 4인 지진의 약 32배나 됩니다.

경주에 규모 5.8 지진이 일어나기 약 48분 전에 규모 5.1 지진이 일어났었습니다. 한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약 11배나 더 강한 지진이 찾아왔다는 사실, 놀랍지 않나요? 언제 더 강한 지진이 한반도를 뒤흔들지 모릅니다.



수학적 처방으로 우리 집 지키기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깔려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습니다. 영국 브리스톨대지진공학연구센터 아담 크루 박사는 “지진이 언제 일어날지 예측하는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지진에 잘 버티는 건물, 설령 무너지더라도 안전하게 무너지는 건물을 짓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지진으로 땅이 좌우로 흔들릴 때 유독 더 많이 흔들리는 건물이 있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를 뜻하는 ‘진동수’. 건물도 마치 악기처럼 고유한 진동수가 있습니다. 이 진동수는 건물의 높이와 무게에 따라 달라집니다. 땅이 흔들릴 때 높은 건물이 낮은 건물보다 유연하게 움직이는데, 유연할수록 진동수가 작습니다.
 


만약 건물의 고유 진동수와 비슷한 진동수의 지진파가 지표면을 흔들면 그 건물은 다른 건물보다 지진에 더욱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1985년에 규모 8.1 지진이 멕시코시티를 뒤흔들었을 때, 15~20층짜리 건물에 특히 피해가 컸습니다.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때는 5~6층짜리 건물이 많이 무너졌습니다. 모두 같은 이유였지요.



지진을 견디는 삼각형

물론 처음부터 강한 지진도 견딜 수 있게 설계한 건물일수록 안전하겠지요. 하지만 이미 사람이 살고 있는 건물이라도 지진에 조금 더 잘 버티도록 보완할 수 있습니다. 건축에서는 이를 ‘내진 보강’이라고
합니다.

아래 사진처럼 바깥에 강한 철골 자재를 덧댄 건물을 본 적이 있나요? 튼튼한 철골을 바닥과 약 30°~50°의 각도를 이루게 세우고, 이 철골로 만든 삼각형이 건물 전체를 둘러싸게 만든 거예요. 그러면 삼각형의 세 변이 중력은 물론, 지진으로 건물이 받는 여러 가지 압력을 견뎌냅니다. 덕분에 건물이 쉽게 무너지지 않고, 사람들이 밖으로 대피할 시간을 벌 수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삼각형이지요?

백신으로 전염병을 예방하듯 지진도 미리 막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지진 피해가 최대한 없도록 노력하는 겁니다. 수학은 우리 집이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우리 집에 가장 어울리는 지진 대비법은 뭔지 찾는 데에도 꽤 도움이 됩니다.

 
글 : 고은영 수학동아 eunyoungko@donga.com
이미지 출처 : GIB, 연합포토, guillom(w), Leonard G.(w), Rs1421(w)

수학동아 2016년 1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