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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기하학, 걸작을 짓다!


기하학으로 우리의 눈을, 수학으로 우리의 정신을 만족시키는 건축물이 위대한 작품이 된다.
 
- 르 코르뷔지에 -


근대 건축의 거장인 프랑스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축은 인간의 본능과 관련돼 있으며, 그 해답은 기하학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의 눈은 빛 속에서 형태를 보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기본적인 형태는 점, 선, 사각형, 원, 직육면체, 원기둥 등 기본 도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하학을 이용해 더욱 눈길을 끄는 그의 작품을 만나 보자.


수학이 만들어낸 빛의 향연, 롱샹 성당


“롱샹 성당의 곳곳은 모두 수학이다!”

르 코르뷔지에가 롱샹 성당을 두고 한 말이다. 프랑스 롱샹 성당은 르 코르뷔지에의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하나로, 20세기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그 모습은 성당이라고 말해 주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독특하다.

르 코르뷔지에는 롱 아일랜드의 해변에서 본 ‘게 껍데기’에서 영감을 받아 이 성당의 지붕을 만들었다.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성당을 만들기 위해 그는 건물의 본체와 지붕 사이에 작은 돌을 끼워 넣었다. 작은 돌이 지붕을 떠받치는 지지대 역할을 해서 지붕이 가벼워 보이도록 설계한 것이다.

롱샹 성당의 가장 큰 특징은 어느 쪽에서 봐도 그 모양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직선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건축물과 달리 멀리서도 성당을 알아볼 수 있다. 또한 르 코르뷔지에는 성당 안으로 빛이 다양한 형태로 들어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수학적으로 계산했다. 그 결과 성당의 모든 벽과 지붕이 곡선과 곡면으로 만들어졌다.
 

롱샹 성당
롱샹 성당은 곡선과 곡면으로 지어진 덕택에 사방이 각각 다른 형태를 띠고 있어 ‘마법의 성’이라고 불린다. 보는 각도에 따라 게 껍데기, 향해하는 선박, 오리, 기도를 하기 위해 두 손을 모은 모습처럼 보인다.
 

건축의 척도는 황금비, 라 투레트 수도원

언덕 위에 네모 반듯하게 지어진 라 투레트 수도원은 얼핏 기숙사나 사무용 건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이 수도원을 보기 위해 매년 전세계 건축 애호가들이 몰려든다. 이 건물에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그 이유 중 하나로 황금비를 꼽을 수 있다. 가로로 긴 직사각형 모양의 라 투레트 수도원은 구조상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각각의 길이 비가 113 : 70 : 43을 이룬다. 그런데 113을 70으로 나누거나 70을 43으로 나누면 약 1.6으로 황금비에 가까운 값을 갖는다. 황금비란 주어진 길이를 가장 이상적으로 둘로 나누는 비로, 근삿값이 약 1.618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건물의 외관과 기둥, 창문, 공간의 구조 등도 모든 길이 비를 황금비를 따르도록 설계했다.

또한 그는 건물 안에서 사람이 편리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인체 모형을 만들어 공간 구조를 설계했는데, 이때도 황금비를 이용했다.

라 투레트 수도원이 완공된 지 반세기가 지났다. 하지만 건축의 성지로 불리며, 여전히 세계 각국의 건축 애호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 비밀은 바로 기하학이 아닐까.
 

라 투레트 수도원
라 투레트 수도원의 복도는 시간에 따라 햇빛의 방향과 명암이 수시로 바뀐다. 촘촘히 설계돼 있는 창살과,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복도와 천장 때문이다. 복도 바닥은 9°쯤 아래로 기울어져 있고, 천장은 바닥면과 정반대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
 
라 투레트 수도원의 지하 성당(벽에 물결 무늬가 그려져 있다. 천장에서는 빨간색과 초록색, 크롬 황색 등 다양한 색의 원 모양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와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라 투레트 수도원의 지하 성당(벽에 물결 무늬가 그려져 있다. 천장에서는 빨간색과 초록색, 크롬 황색 등 다양한 색의 원 모양 창문을 통해 빛이 들어와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글 : 조가현
사진 : [사진 및 자료제공] 컬처북스 <르 코르뷔지에 언덕 위 수도원>

수학동아 2013년 05월호